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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희 Oct 11. 2023

조화

기계의 손에서 태어나

애초에 피어난 적이 없는

책상 위의 장미의 꽃잎을 툭 건드렸다


이쯤 되면 아연해진다

내가 어디서 태어난 지가

그리 중요하다면


가장 중요한 곳은

단 한 자리, 저 하늘 너머 고귀한 단상 위


그러니 괜찮다

플라스틱의 매끄러운 줄기와

단일하게 새겨진 잎의 무늬

태어난 대로 하루를 다하면 돼

디딜 수 있는 한 걸음을 기도로 만들어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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