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난 그 밤이 참 싫었어
누군가는 전부를 잃고
영원한 고통에 목을 매고
가장 익숙한 길에서 무너져 생채기가 날 그 밤이
참 고요해서
아득히도 조용해서 야속했어
누군가의 오늘은 내일을 생각할 수 없고
조각조각 나 딛고 설 자리조차 내 편이 아닌데
당연한 순리라는 듯 꺼지는 불빛들과
무심하게 반쪽짜리 얼굴만 내민 달이
이렇게나 조용할 순 없어서
감히 신을 원망하지도 못하고
밤이 고요하다는 말만 하면서 울었어
밤이 지나고 새벽이 항상 온다는
위로가 되던 말이
홀로 떨어진 위성처럼
눈앞을 떠돌았어
그럼에도 또 새벽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