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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e Jul 02. 2019

생후 3년, 엄마가 돌봐야?!?

애착이론 팩트체크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는 엄마들, 특히 워킹맘들은 대체로 이 단어에 약합니다.


생후 3년, 그리고 애착


아이는 그래도 엄마가...


이런 말이 공공연하게 있죠. 생후 3년은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요. 대표적으로 법률 스님.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아이가 태어나서 3년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되고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나가야 한다면 업고 다니라...(중략)... 직장 맘 엄마를 둔 아이의 경우 어릴 때는 별 문제 없는 듯 보이지만 사춘기가 지나면 문제가 생긴다


Oh My...

워킹맘의 자녀들은 문제아로 자라나는걸까요!??


이런 말을 접한 워킹맘은 뼛속까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요?


최근 이런 의문에 해답을 주는 책을 읽었습니다. 윤우상 정신건강의학전문의가 쓴  '엄마 심리 수업 : 엄마의 무의식이 아이를 키운다'라는 책입니다.  



애착이론은 영국 정신의학자인 존 볼비(John Bowlby)가 만든 이론으로 영유아기 때 부모 또는 대리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따뜻하고 친밀한 보살핌을 받아야 아이가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양육자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애착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키우느냐가 아니라 키우는 사람의 양육태도다. 양육자가 안정적인 보호와 지지를 해주고 일관성 있게 대하면 안전 애착이 형성되고  양육자가 유기하거나 거절 학대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보이면 불안정 애착이 형성된다.


© jontyson, 출처 Unsplash


그는 안정된 양육자가 키울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고 양육자가 지속적인 학대나 방치를 하는 경우에 문제가 될 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나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애착이론도 하나의 이론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는거죠.

애착이론을 어쩔 수 없는 결정론으로 받아들이면 안되는 이유는, 이 이론의 창시자인 볼비도 인간 발달은 청소년기까지 지속되고 변화하기 때문에 애착이론을 결정론으로 해석해선 안된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애착 이론이 워낙에 강조되다보니 나중에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엄마가 안 키워서 그렇다는 엉뚱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워킹맘 중에서 아이를 생후 3년간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공무원은 가능하겠죠. 육아휴직 3년 가능합니다. 비교적 관련 제도가 잘 갖춰진 은행은 대체로 육아휴직 기간이 2년입니다(IBK 기업은행은 최근에 육아휴직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단히 운이 좋은 경우라 생각합니다. 2~3년간 스스로 아이를 돌볼지 말지에 대해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 mimithian, 출처 Unsplash


하지만 대다수의 직장맘은 그렇지 못합니다. 특히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육아휴직을 다쓰기란 눈치보이죠. 현실적으로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해서 최장 1년 3개월간 아이를 돌보다 나옵니다.


저는 조기 복직한 경우인데요. 저 역시도 복직하기 직전에 혹시 모를 애착 형성 문제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친정엄마가 흔쾌히 아이를 맡아주시겠다고 결단을 내려주신 덕에) 저 역시도 엄마 같은 할머니가 있으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엄마가 아이를 직접 안 키워서 후회할 것 같으면 모든 걸 그만두고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한다. 단 아이를 내가 직접 키우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면 이것 하나는 절대 지키길 바란다. 애착과 생후 3년은 지워버릴 것


© rusticvegan, 출처 Unsplash


괜한 죄책감 가지면 그 죄책감이 아이에게도 전이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말은 못하지만 알게 모르게 어떤 부당함을 느끼고 부정적 감정이 전이될 수 있으니까요.


오늘의 결론.



생후 3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누가 키우느냐가보다는 어떻게 키우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생리적 정서적 욕구를 적절하게 채워주고 안정적인 주양육자를 정해서 아이의 정서 안정을 돕되 애착이론에 갇히지 말자는 것입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못보낸다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워킹맘은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있는 힘껏 아이와 집중해서 놀아주고 아이와 있는 시간에 아이를 많이 사랑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신문기자
유별나지 않게, 유난하지 않게,
아이를 기르고 싶습니다
일하는 엄마도 행복한 육아를!


매일 밤 뭐라도 씁니다

매일 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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