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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여우 Sep 05. 2024

연천 호로고루

고구려성

연천 호로고루는 남한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귀한 고구려 유적지이다. 아이가 한참 한국사에 관심 많았을 때 경주, 부여, 공주, 익산 등 역사 여행을 많이 했다. 아이는 신라, 백제의 유적지를 방문한 후 고구려 유적지를 궁금해했다. 그래서 찾아간 호로고루와 당포성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춥고 흐른 날씨에도 불구하고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해바라기가 만개한다는 9월에 꼭 다시 가고 싶었다.


일바라기-해바라기 축제

통일바라기 해바라기축제

매년 9월, 연천군 장남면 주민들은 호로고루 주변에 해바라기 공원을 조성하여 '통일바라기'라는 이름의 통일을 기원하는 축제를 한다.


통일바라기 축제 취소 안내

축제 기간에 맞추어 방문했지만, 올해 해바라기 축제는 태풍 피해로 취소되었다고 한다.


호로고루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예쁘게 피었는데 태풍이 언제 다녀갔는지, 많이들 쓰러져 있었다.

호로고루 포토존

3년 만에 다시 찾은 호로고루는 예전보다 한층 더 정비되어 있었다. 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이 생겼고, 곳곳에 포토존도 조성되었다.


고구려성과 신라성

호로고루 동벽

호로고루는 고구려 시대에 축조된 성으로, 668년 고구려 멸망 후 신라군이 이를 인수하여 사용하였다. 오랜 전쟁으로 인해 성이 많이 훼손되었지만, 신라는 기존의 성을 헐지 않고 그 위에 성벽을 덧쌓는 방식으로 보수했다. 특히, 고구려 성벽은 현무암으로, 신라가 덧쌓은 부분은 편마암으로 지어져 있어 흥미로운 대조를 보인다.

연천 지역은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주상절리, 폭포, 현무암 등이 풍부하게 분포한다. 현무암은 다루기가 까다로운 재료이지만, 오랜 기간 이 지역을 지배했던 고구려인들은 현무암 가공 기술에 숙달하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현무암으로 성을 쌓았다. 반면, 새롭게 이 지역을 차지한 신라는 현무암 다루는 기술이 부족해서 멀리서 편마암을 운반해 와 성을 보수해야 했다. 따라서 호로고루는 한 공간에서 고구려와 신라의 성벽이 함께 공존하는 보기 드문 유적으로, 당시의 역사와 건축 기술을 보여준다.

호로고루


호로고루 천국의 계단

호루고루의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돌계단은 드라마 촬영지라고 한다.

호로고루

호로고루는 긴 언덕 같이 보여서 처음에는 성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호로고루 동벽에 올라 아래를 내려보면 삼각형 모양 지형을 있다. 두 변은 주상절리 절벽으로 이루어진 천연요새이고, 평지인 동쪽에만 성벽을 쌓아서 내부를 성으로 이용한 것이다.

호로고루 옆으로 임진강이 흐른다

성 아래로 임진강이 흘러 전망이 정말 좋다.

연천에는 당포성과 은대리성도 있어 호로고루와 함께 고구려 3 대성으로 불린다.


호로고루 지명

호로고루라는 지명이 참 독특하다. 발음하기 어렵지만 예쁜 이름이다.

삼국시대 임진강의 옛 이름인 호로하,호로탄, 술탄 등에 유래해서 호로하 근처에 있는 성이라는 뜻이라고도 하고, 혹은 고구려 말로 성을 뜻하는 '홀'에서 호로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임진강이 크게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표주박처럼 보인다고 해서 표로하, 포로탄이라고 불렀는데, 표로하 근처의 성으로 '포로고루'라고 하던 것이 오늘날에 이르러 호로고루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한자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 지명인 것만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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