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온통 회색과 검은색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붉은 빛 선혈을 흘리며 투쟁하였다.
나의 피는 선명한 붉은색,
그것은 진실의 색,
그것은 정열의 색,
그것은 사랑의 색,
존재만으로도 잘못이 된
나의 색깔은
회색빛 세상에
자꾸만, 자꾸만
붉은 빛 창을 던진다.
바위처럼 단단한 너의 투구는
그 어떠한 공격도 막아내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 냉정한 투구 아래
너 또한
유색의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형제여,
나에게 겨눈 그 검을 거두고
잿빛 증오로 가득한 이 세상에
오색 빛깔
찬란한 역사를 새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