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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H Nov 28. 2022

기울어진 사람들

Celui qui tombe | He who falls

Yoann Bourgeois가 계단을 오르기 위해 우아하지만 끊임없이 추락과 비상을 더하는 공연 영상을 우연히 접한 후, 공연을 찾아보았다. Philip Glass의 'Opening'에 맞춰 재해석된 '오프닝 2'공연은 애석하게도 이미 매진이었지만, 다행히 '기울어진 사람들' 티켓은 구할 수 있었다.


마치 아슬아슬한 인생처럼 지속해서 중심을 잘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력이 모두를 끌어내릴 때, 그것을 거스르는 몸짓은 긴장이 고조되어 숨을 죽이고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고난 속에서도 인생의 찰나는 아름답지 않을까?

암전 후 최소한의 조도부터 서서히 밝아 오르는 시선의 몰입 속에서

시적이고 우아한 댄서들의 균형이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그리고 Frank Sinatra의 'My Way'에 맞춰 포옹을 한 채 비상을 하는 커플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중력에 반하여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언젠가 Yoann Bourgeois가 하는 공연도 프랑스에서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Ando Tadao가 설계한 LG 아트센터를 찬찬히 눈에 담으며 마곡에서 분당까지 머나먼 길을 되돌아왔다.


꿈꾼 것 같았던 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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