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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일멘토 Apr 16. 2020

남북한 축구용어 총 정리

전 북한 축구선수가 전하는 북한 스포츠 (작성: 데이비드 정)

* <직접 듣는 북한 이야기>는 통일멘토 프로젝트팀이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직접 작성하고 프로젝트팀이 함께 편집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정 :

북한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다.  

과 축구대표팀 선수이자 직접 만든 남북단일팀 축구 동호회 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곳인 북한! 쉽게 갈 수 없는 그곳,

말로만 전해 들을 수밖에 없는 북한 이야기.


다시 돌아온 북한 스포츠 2탄!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단군민족이라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분단된지 70여 년을 넘기면서 남북의 문화나 언어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생각의 차이로 이어져 서로에 대한 이질감이 가득할까 봐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류와 소통이 필요하다.  

사실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스포츠 교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교류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2018년 평창올림픽의 남북단일팀이 먼저 떠오른다.


평창올림픽 당시 남북단일팀이 입장하는 모습



한반도 지역 밖에서도 스포츠를 통한 교류와 평화 사례가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코트디부아르의 드로그바 선수의 호소 덕분에 내전이 중단되고 나중에는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축구 때문에 전쟁까지도 멈추게 했던 사례가 있을 정도로 스포츠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대하다.




오늘의 이야기도 바로 축구 이야기다.  


남과 북 모두 축구를 좋아한다. 하지만 양국의 축구문화와 용어는 많이 다르다. 분단으로 인한 이질화가 스포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의 축구문화와 축구용어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는 북한에서 초, 중, 고등학교 과정을 학업과 축구를 병행해 왔다.  
실제로 축구선수로 활동하였는데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세계적인 월드스타가 되어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누구보다 야심 찬 꿈도 품었다.


축구선수 생활을 하다가 북한에서 군 입대 이후에는 축구를 잠시 접었다. 당시 축구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할 정도로 필자의 축구사랑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크고 깊었다. 탈북하고 한국에 도착해서 다시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자 물 만난 고기 그 자체일 정도로 행복하게 축구장을 누볐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축구를 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바로 용어 때문이었다. 경기에 앞서 포지션을 정할 때부터 멘붕 그 자체였다.





남북한의 축구 포지션 용어

한국의 축구용어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북한과 다르다. 한국의 축구용어는 전부 외래어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포지션" "자" 또는 "위치"라고 부른다.  


필드 플레이어들의 각 포메이션에 따른 용어도 모두 다르다.  한국은 "키퍼, 골키퍼, 킵"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지만 북한에서는 "문지기"라고 한다. 문지기! 정말 북한식 표현답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다음으로 "수비수"인데 북한은 "방어수"라고 부른다. 수비에 따른 각 포지마다 다르게 표현을 하는데 한국의 "센터백""최종 방어수",  양쪽의 "윙백, 사이드백, 레프트 백, 라이트 백"은  "날개 방어, 후루 빼기, 오른쪽 날개 방어, 왼쪽 날개 방어"라고 부른다.


"미드필더""중간"이라고 부르며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공격수(9번)"라고 부른다. "수비형 미드필더, 수미" "중간 방어수"라고 부르며 "양쪽 윙"은 각각 "날개"라고 부르며 "최전방 공격수""10번" 또는 "박힘 공격수" 또는 "배김 공격수"라고 부른다. 대략 이렇게 포지션 용어는 정리가 된 듯싶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메시!




이제부터는 축구 플레이 중 사용되는 용어들을 살펴보자.

축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는 바로 "패스"이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플레이 도중 같은 팀원이 "헤이, 패스, 패스"라고 했지만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멘붕이 왔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패스를 뭐라고 호칭할까? 바로 "연락"이라고 부른다.

연락! 이게 도대체 뭔 말인가 싶다. 플레이 중 "헤이 연락, 연락해" 상상만 해도 재미있다.  북한에서 온 친구들에게 이 단어를 사용한다면 잘 통한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친구들과 가끔 축구를 하다 보면 옛날의 기억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해 줄 때가 많다. "헤이~ 연락 기다릴게. 연락해~"




패스가 연락이라면 "크로스"는 뭘까? 바로 "긴 연락" 또는 "장거리 연락"이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슛"은 똑 같이 "슛"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중거리 슛"은 "중장거리 슛!, 먼 거리 슛"으로 부른다.  "헤딩""머리 받기, 골 받기" 등으로 통하지만 방송용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머리 받기로 많이 사용된다.




그렇다면 축구의 룰을 호칭하는 용어는 똑같지 않을까? 과연 다를까? 그것이 문제로다.

축구 룰 용어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북한식 표현은 한국에서는 생경할 수 있다.

상대 공격수가 수비수 뒤에 공보다 먼저 위치해 있는 상태를 오프 사이드(off side)라 한다. "오프사이드"는 뭐라고 호칭할까? 바로 "공격 위반" 또는 "공격 어김"이라고 부른다. 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용어를 경기 중에 사용한다면 한국에서 태어난 친구들은 열이면 열, 백이면 백중에 몇 명이나 알아들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계속해서 살펴볼 부분이 많다. 매 단어들을 정리하면서 재미있게 설명을 해준다면 참 좋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자. 경기 중에 파울은 꼭 생기게 된다. 북한에서 파울은 반칙, 이 부분은 그래도 동일하다. 경기 중에 파울이나 비매너 행위로 인해 카드를 받게 되는 상황도 있는데 카드를 호칭하는 이름은 옐로카드, 레드카드로 동일하며 퇴장이란 용어도 동일하다. 옛날에 퇴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냐는 친구의 말에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




베컴이 구석차기(코너킥)하는 모습!



"핸들" "손 다치기", "스로인""던져 넣기", "코너킥""구석차기"  또는 아주 가끔 "모서리 차기"라고 하는 사람도 볼 수 있는데 축구를 했던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던 용어는 구석차기가 맞는 표현이다. "페널티킥"은 "벌 차기, 11m 벌 차기"로 정리할 수 있다.


플레이 중 골 포스트를 맞히는 상황이 가끔 발생한다. 북에서도 골포스트라고 부를까? 예상하셨겠지만 "골포스트""골대" "문대"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골대 맞히기 게임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경기의 시간을 나타내는 하프타임, 풀타임을 뭐라고 할까, 당연히 외래어이므로 전반전, 후반전이라고 부른다. 이 부분 역시 한국에서 부르는 용어와 동일하다. 연장전도 동일하게 연장전이라고 부른다.


선수들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감독" "지도원"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어린 시절 청소년 체육학교(청소년 체육지도위원회소속)으로 감독을 "지도원선생님" 또는 줄여서 "지도원쌤"이라고 호칭했다. 그보다 더 윗 단계, 프로무대로 가게 되면 그곳에서는 "지도원동지"라고 호칭을 해야 한다.



축구 심판


심판은 래프리 또는 주심이라고 부르는데 북한에서도 심판, 주심, 부심으로 호칭을 사용한다.




남북한의 축구용어, 어떤가?
생각보다 쉽고 금방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서로에 대해 잘 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질감을 허무는
첫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오늘은 이만 글을 마무리한다.






ⓒ상상공작소n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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