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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언 목표에 대한 1월 회고

2025년이 벌써 1/12 이상 지나간 시점

by 투명물고기

2025년을 맞이하면서 올해의 목표를 이곳 브런치에도 선언했던 것들이 있었다. 벌써 올해도 오늘까지 일수로 따지면 10%가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1월에 대한 회고를 해본다. 결과적으로는 목표했던 것들에 집중해서 잘 보냈던 나름 성공적인 1월이었다. 선언했던 주요 과제들은 우선순위대로 1) 소중한 가족의 당뇨 관리 2) 아이의 영어 관리 3) 무엇이든 '내 것'의 시작이었다.


1) 가족의 당뇨 관리


당뇨는 가족력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단순히 당뇨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존재의 여부 문제라기보다는 입맛과 성격 자체가 유전적인 성향이고, 식습관 역시 가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오래 형성된 생활 방식 자체가 당뇨 발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도 급증하고 있다는 2형 당뇨는, 신체적으로 췌장이 인슐린을 거의 생산하지 못하는 1형 당뇨와 달리, 후천적인 생활 습관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식습관 교정과 운동 등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뇨가 심각한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크게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 아무리 옆에서 조언해도 잔소리로만 받아들이고, 당장의 달콤함에 취하는 병. 나의 가족도 매번 내 잔소리를 그저 귀찮아하고, 관리를 위해 혈당을 지속적으로 체크해 보자는 나의 제안을 상당히 오래 거부했다.


결국 6개월간이나 시간을 끌다가 지난달 마지못해 드디어 연속혈당기를 부착하게 되었고, 연동된 앱을 통해 실시간 같이 혈당 변화를 모니터링했다. 처음에는 매번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혈당 추이 그래프를 확인하는 것이 귀찮다며 불평했지만, 눈으로 혈당 스파이크를 확인한 후부터는 그래도 확실히 자제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지금은 10일간 유효한 키트를 뗀 상태이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음식 선택에 더 신경을 쓴다. 식습관과 혈당에 대한 이번의 프로젝트로 배우게 된 것들은 별도로 상세히 정리해 둔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 아이의 영어 관리


나는 아직 아이에게 인위적으로 학습을 주입할 생각이 없는 엄마인지라, 한글이든 영어든 언어 학습을 위한 교구를 사거나 가르친 적이 없다. 그런데 만 세 살부터 스스로 한글을 읽기 시작하더니, 만 네 살이 되면서 의미까지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신문의 글자를 줄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한글에 익숙해지면서 한 가지 부작용이 생겼다. 이전에는 어떤 언어로 된 영상이든 가리지 않고 봤다면, 이제는 상대적으로 더 불편하게 된 한국어가 아닌 영상은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까불지 말아야 할 공공장소 등 유튜브를 틀어줘야 할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한 가지 규칙을 걸었다. 앞으로는 영어로 된 영상이 아니면 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빠져있던 또봇 싸움 영상이 아니라, 좀 더 교육적인 '넘버 블록스'와 '알파 블록스' 같은 교육용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권했다. 다행히 아이도 흥미를 느꼈고, 나중에는 '컬러 블록스'라는 새로운 시리즈까지 스스로 찾아보며 푹 빠졌다.


또한, 밥을 잘 먹거나 말을 잘 들으면 추가로 TV에서 영어 콘텐츠를 틀어주는 식으로 보상을 주었다. 연휴나 주말 같은 여유로운 시간에도 함께 시청했더니, 한 달 정도 집중적으로 노출된 후부터는 영어로 사고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시도 때도 없이 "엄마, XX는 영어로 뭐야?", "영어로 XX는 어떻게 말해?"라고 묻는 것은 기본이고, 없는 영어 단어를 만들어가며 혼자 역할 놀이까지 하게 되었다. 유치원 과정에서 일 년 가까이 영어 수업을 받아도 집에서 한 번도 영어를 사용하지 않던 아이가 이렇게 빠르게 변할 줄은 몰랐다. 결국, 강제적인 학습을 주입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흥미 유발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3) 내 것의 시작


나는 1월 동안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기획했었다. 사업 모델을 짜고, 브랜드와 로고를 제작했으며, 전용 회선 전화를 개설하고 ARS 자동응답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별도의 계좌를 개설하고,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운영하며, 인쇄 광고를 제작해 배포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광고 시안을 직접 제작해 AB 테스트를 넘어 7가지 핵심 소구 메시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별도로 정리할 예정이지만, 결론적으로 1개월간의 퀵 테스트 후 나는 이 모델을 접기로 했다. KPI 달성률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도록 저조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빠른 결론을 내린 후, 나는 다시 나의 전문성을 살린 디지털과 마케팅에 기반한 다른 사업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2월부터 시작한 것은 나만의 도메인과 서버를 확보하고, 워드프레스 기반의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무작정 무언가를 냅다 판매부터 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 자산을 먼저 쌓아가면서 수익화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일차 타깃은 외국인이며, 향후 판매도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어권 시장은 홈페이지 내 광고를 달더라도 단가를 더 높게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궁극적으로는 'Korea'라는 이유로 가격이 후려쳐지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이 과정 역시 앞으로 별도의 블로그에 보다 자세히 기록할 예정이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인사이트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지만, 동시에 나의 글쓰기 역시 대형 플랫폼만 배를 불리는 '무료 봉사'에서 벗어나, 수익화에 조금이라도 일조하는 생산성을 추가하는 것도 올해의 새로운 목표이다. 따지고 보면 나도 시급이 상당히 높은 사람인데, 나의 시간과 경험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채 거저 쓰이기만 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방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지윤 아나운서가 고고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벗고 "욕망 아줌마"라는 세속적이지만 솔직한 캐릭터로 전환하고 실속을 챙겼듯이, 나 역시 어차피 글을 쓴다면 선비처럼 혼자 고고하게 글을 쓰고 끝내기보다는 디지털 노마드의 파이프라인 하나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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