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꼭 어릴 때 배워야만 유창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언어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은 어른이 아이보다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만 8세 미만의 아이들이 어른보다 새로운 언어를 잘 습득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나이가 들어 굳은 성인의 뇌는 변하지 않는다[1].
둘째, 8세 이전의 아이들은 암묵 기억(implicit memory, 또는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2]에 의해 언어를 습득하는 반면, 성인은 외현 기억(explicit memory)[3]에 의존하여 언어를 학습한다.
어린아이들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배울 수 있지만, 성인은 아무리 노력해도 원어민처럼 말할 수 없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이런 오해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영어 조기 교육의 피해를 입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Tel Aviv 대학과 Haifa 대학의 연구진은 암묵적 기억을 이용한 언어 습득 능력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측정하는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실험군에는 8세 아동, 12세 아동 그리고 성인이 포함되었습니다. 피실험자들은 올바른 동사-명사 쌍을 들은 후에, 추가로 주어진 명사에 맞는 동사를 말해야 했습니다[4]. 그리고 모든 참가자들은 2달 뒤에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다시 테스트 받았습니다.
이 실험에서 12세 아동과 성인은 90%가 넘는 점수를 받았으며, 8세 아동은 우연으로 맞춘 것보다 나을 것이 없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성인은 두 실험군에 비해 일관되게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런 결과는 어른이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8세 아이보다 암묵적 기억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12세 아동과 성인은 동사-명사 쌍 사이에 작용하는 규칙을 찾아내었고, 이를 통해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외현 기억은 외국어 습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8세 아이들의 발음 역시 다른 실험군보다 좋지 못했습니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암묵 기억에 의한 외국어 습득은 어른이 아이보다 뛰어나다.
둘째, 외현 기억 또한 외국어 습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활용하는 능력도 어른이 아이보다 우수하다.
셋째, 발음도 어른이 잘한다.
It's never too late to learn another language!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늦은 나이는 없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기 교육을 받지 않은 성인이라도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영어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1] 성인의 뇌 역시 변할 수 있다 (뇌의 가소성). 이는 이미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암묵 기억(implicit memory): 의식하거나 지각하지 못하지만 행동이나 학습에 영향을 주는 기억으로 자전거 타는 법, 운전하는 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3] 외현 기억(explicit memory): 의식하거나 지각하여 떠올리는 기억으로 사칙연산, 수도 이름 외우기가 이에 해당한다.
[4] 5세 아이들은 이 일에 매우 서툴렀기 때문에 피실험군에서 제외되었다.
* 원문기사: Catherine de Lang, Age no excuse for failing to learn a new language, NewScientist, 20 July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