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사진의 마스터를 만나다.
흑백사진이 가지는 묘미는 대비다.
색은 빛과 어둠 사이에 숨어 제 가치를 다른 방식으로 드러낸다.
삼청동 공근혜 갤러리에서 이 흑백사진의 대가인 포토그래퍼 마이클 케냐와 펜티 사말라티의 전시가 열렸다.
토요일 이른 아침, 개관하기까지는 이십여 분이나 남았음에도
갤러리의 배려로 나 홀로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사진이 주는 힘은 영상과는 다르다.
크게 인화하지 않아도 이들의 사진은 대단한 흡인력을 갖는다.
우연에 기대지 않고 원하는 장면을 포착하기까지 걷고, 찾고, 기다리는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다.
그렇게 담아낸 하나하나의 이미지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지 작가의 시선을 담은 사진 자체로 관객의 시선을 끌어 당긴다.
사진전을 이토록 즐겁게 관람하기는 처음이었다.
마침 한 주 뒤에 마이클케냐 선생은 한국을 찾아 사인회를 열었다.
이토록 묵직한 흑백사진을 담아내는 대가는 나이 들어 닮고 싶은
멋쟁이 중의 멋쟁이였다. 작품과 대비되는 컬러풀한 패션센스라니!!!
또다시 무릎을 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