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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터 Apr 12. 2024

학교라는 울타리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난주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주에 한 번은 DH에 관한 이슈가 생겼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구나 싶었다. 아이도 그곳의 사람들도.


지난주 이슈는 방과 후 교실에서 터졌다. 체육 수업이었는데 첫날 DH가 공에 얼굴을 맞았었다. 그 이후 수업에 계속 참여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더랬다. 나는 아이가 천천히 참여할 것이라 믿었다. 겁이 많은 아이. 그래도 그 수업에 들어가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제 할 일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걸 기다려주시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할 거면 다음부터 오지 마"라는 말을 던졌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함께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체육 선생님은 나에게 이 수업을 어떤 목적으로 보내시는지 묻고는 운동 강도가 높은 수업이니 DH의 참여를 제고하라는 류의 문자를 보냈다. 나는 조금 기다려달라고 했으나 선생님 마음의 문은 닫혀 있었다.

혹 내가 미리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밝혀서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어떠한 수업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거절당하는 상황에 화가 났다.


결국은 학교의 중재로 체육 선생님의 과오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DH는 그 수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아이는 그 수업에서 한 번도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했다. 친구들은 DH에 대해 어떻게 기억할까? 선생님한테 계속 주의를 듣고 혼나던 애 일 것 같다.


이 같은 이벤트를 주위 어머님들께 이야기했더니 그래도 DH학교는 방과 후를 받아주는 것이 대단하다며 본인들 학교 선생님은 아예 거부하셨다는 이야기도 했다. 현실의 벽이 느껴졌다.


DH의 담임 선생님은 정말 좋은 분이다. 개별화 회의 때 만났던 담임선생님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본인이 DH에게 주는 지시가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비칠지까지 고민하시는 분이셨다. 하지만 학교에 모든 교사가 그런 것은 아니리라.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듯이.

하지만 부모가 조건 없는 사랑을 주듯, 학교라는 울타리만은 무조건 아이들을 보호하고 그 안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DH에게 체육 수업을 이제는 안 한다고 하니 마음 아프게도 너무 좋아했다. 그 모습에 장난이 올라와 "아냐 다시 한데!"라고 말했더니 안 하겠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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