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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터 May 07. 2024

보기와 읽기

넷플 뭐봄 vs 무슨 책을 읽으세요?

'요즘 넷플 뭐봄?'이 유행어처럼 번져있다. 정말 마케팅이 기똥찼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올 즘엔 그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꽤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제는 넷플릭스가 일상생활에 그만큼 스며들어있다.

요즘 넷플 뭐봄. 이미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는 전재로 시작하는 이 질문에 구독하지 않는 사람은 대세에 거스르면서 동시에 뒤처진 사람이라는 느낌을 다. 게다가 뭐를 보는지 묻는다. 이쯤 되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계속 살펴보고 아는 척이라도 해야 더욱 트렌디한 사람처럼 보인다. 


 최근에 어떤 자리에서 뜬금없는 질문을 받았었다.

"어떤 책 읽으세요?"

꽤 책을 좋아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답이 막혔다. 육아와 일에 치여, 그리고 핸드폰에 치여 책이 뒷전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답을 제대로 못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난 책을 분명 좋아한다. 인생에서 책에 깊게 빠졌던 순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인생의 큰 변곡점이 되었다. 그만큼 책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크다. 

중학교 때는 근현대문학에 빠졌었고, 20대와 30대에는 문학에 꽤 빠져 지냈다. 그리고 최근에는 문학보다는 인문학 도서가 더 눈에 잘 들어오고 읽힌다. 수학이나 과학 쪽 그리고 심리, 철학 관련 책들을 주로 읽어가는 거 같다.


영상콘텐츠도 찾아보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편인데, 요즘은 지식에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는 편이다. JTBC의 벌거벗은 한국사, 세계사 시리즈나 TVN의 알쓸시리즈들(알쓸신잡, 알쓸범잡, 알쓸인잡, 알쓸별잡)등을 좋아한다. ebs의 다큐멘터리도 자주 보고, 며칠 전 MBC의 자폐가족표류기, 교실이데아라는 다큐멘터리도 흥미롭게 봤다.


지금의 나는 지식탐구에 빠진 40대로 정의해 볼 수 있으려나? 그러나 내가 영상과 책을 통해 지식을 탐구할 때의 차이가 분명하게 있다. 영상콘텐츠는 스토리에 맞춰 흘러가는 반면, 책은 생각이 많아진다. 스마트폰이 보급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영상콘텐츠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내가 콘텐츠 안으로 들어가서 언제 어디서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책이다.


물론 영상은 큰 강점이 있다. 대중에게 쉽고 빠르게 이해시키기 쉽다. 내가 이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유도 사실 그러한 매력 때문이다. 정의로운 마음으로 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부분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다양성이 존중되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PD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도파민만 가지며 살 수는 없다. 호흡을 가지고 깊이 사색하고 음미할 줄 아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도파민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둘 다 공존해야 한다. 보기 vs 읽기보다는 보기 and 읽기 가 필요한 것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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