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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중 Nov 24. 2022

하얼빈을 읽었다

몸으로 부딪치기

먹먹하다고까지 할 것은 없었다. 젊은 칼의 노래이다. 이번에는 총의 노래, 총의 춤이다. 몸으로 부딪치는 안중근의 결의, 왜 죽여야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저 작동을 멈춰야 한다는 의무감. 방대하고 정확한 자료 조사와 그 당시의 분위기, 말투 하나하나가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의병 중장이라기보다 그냥 포수로 총을 쏘아서 할 일을 하는 것. 적의 가소로운 동양평화론을 깨부수는 논리적 동양평화론의 진정성까지.

그러나 도산 안창호는 말했다. 이토 하나 죽인다고 독립이 되는 것도 아닌데 자기 목숨을 그렇게 아깝게 버리다니. 도산은 안중근과 동갑이다. 고향도 지척이다. 상황을 보는 눈과 행동은 많이 달랐다. 나는 도산의 생애를 썼다. 그래서 도산 편이다. 이토를 죽인 것은 엄청난 의거이다. 그 망할 노인네를 멈추어야 했다. 그러나 사실 안중근이 더 아깝다. 그래서 슬펐다. 죽지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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