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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타 Oct 13. 2020

박보검, 박소담의 매력적인 '청춘기록'

'청춘기록' 속 소나기의 의미와 가족의 효과

올 가을 월화 드라마는 청춘의 꿈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가 많습니다. SBS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tvN의 ‘청춘기록’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삶을 대하는 청춘들을 그리고 있죠. 오늘은 두 드라마 중에서도 박보검, 박소담 주연의 ‘청춘기록’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청춘기록’에서 왜 혜준과 정하가 만나면 소나기가 내릴까요? 또 ‘청춘기록’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하나씩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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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의 의미

아무리 세상살이가 쉽지 않아도 혜준과 정하는 자신의 꿈과 자존감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날 때면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데요, 예고도 없이 내리는 비에 두 사람은 늘 쫄딱 젖고 말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어둡지가 않습니다. 저는 이런 장면들이 비유를 통해 인물의 태도를 잘 드러내면서도 로맨스라는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만족감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예고도 없이 내리는 비는 피할 수 없는 시련으로 해석돼요. 정하는 극 중 과거를 회상하며 혼자 맞는 비는 싫었다고 고백하는데요, 어린 정하는 비를 피하게 해주는 우산 같은 어른의 부재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온전히 자신이 비를 맞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었지만 정하에겐 여전히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할 수 있는 우산이 없습니다. 일기예보도 확인하지만 날씨는 예보대로 유지되지 않죠.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정하가 겪는 만만치 않은 사회생활처럼요. 그런 정하에게 꿈처럼 나타난 혜준도 우산이 없습니다. 혜준도 정하와 같이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죠. 방향성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었지만, 캐스팅만큼은 혜준이 원한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혜준은 정하에게 씌워줄 우산뿐만 아니라 자신이 비를 피할 우산도 없습니다. 비가 오면 온몸으로 비를 다 맞아야 하는 두 사람. 그러나 이제는 걱정되지 않습니다. 곁에 서로가 있기 때문이죠. 젖은 옷은 빨아서 말리면 되는 것처럼 청춘의 시련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고 보듬으면 된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유독 다른 드라마에 비해 청춘기록에서 소나기가 많이 내리는 이유입니다.


2. 가족 이야기가 극에 미치는 영향

청춘기록에선 혜준 정하의 분량만큼이나 중심인물의 가족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부모님과 같이 사는 청년과 혼자 독립해 사는 청년, 넉넉한 형편의 부모를 둔 청년과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부모를 둔 청년. 다양한 청춘의 기록들을 통해 드라마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다룹니다. 저는 그 덕에 드라마 ‘청춘기록’의 시청자 연령층이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청춘기록은 청춘 로맨스를 표방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청춘 로맨스는 젊은 선남선녀의 케미를 바탕으로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합니다. 톱스타를 캐스팅하는 경우에는 톱스타 팬들의 단단한 지지를 기반으로 하죠. 청춘기록의 기반도 일반적인 청춘 로맨스라는 게 잘 드러나는 부분이 혜준의 연기를 드라마에서 직접 보여주는 씬들입니다. 톱스타 박보검은 드라마에서 사혜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뿐만 아니라, 수트 빼입은 깡패, 직진 고백 연하 의사, 한복 입고 액션을 선보이는 왕족을 연기합니다. 박보검 팬들을 위한 선물이죠.

여기에 청춘기록은 한 발짝 더 나갑니다. 주인공들의 가족 이야기를 풍부하게 선보였고, 드라마는 박보검 팬들을 위한 드라마에서 나아가 모든 사람을 위한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드라마 초반부, 아무리 주인공 청춘들이 현실에 좌절하지 않아도 현실의 벽은 높아만 보일 때, 가족들의 이야기는 코미디로 드라마가 우울한 기분에 잠기지 않게 만듭니다.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감정선이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호흡을 조절하고 있죠. 혜준 모인 애숙과 해효 모인 이영의 신경전, 혜준네의 남자들, 민기, 영남, 경준의 가정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가족들이 드라마의 호흡만을 조절하거나 단순히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도구적인 캐릭터 역할에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청자들은 혜준 부인 영남의 행동을 충분히 봐왔기 때문에 시상식장에서 혜준이 최우수 연기상 수상소감을 말할 때 영남의 오묘한 감정에 공감하면서도 마냥 동정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시청자들은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는 민기와 영남의 갈등을 흥미롭게 지켜보기도 하고, 바른 말하는 경준이 회사에서 겪는 사회생활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합니다. 모든 인물이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덕에 시청자들은 살아 숨 쉬는 청춘기록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관계 중 가족 관계가 부각되는 게 한국 드라마의 주된 특징인데, 장르적 특색과 부각되는 가족 관계를 잘 엮은 드라마는 드물죠. 청춘기록은 이를 잘 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극 전개가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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