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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회사원H Dec 15. 2023

꼰대와 MZ사이

낀대가 있다.

군대는 이등병과 일병... 상병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고 나면 말년 병장으로 편하게 내무반 생활을 할 수 있다.


19년을 가까이 다녔던 회사는 군대문화처럼 들어온 순서가 계급인 마냥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고 지시를 했었다.


물론, 나는 전 직장에서 오래된 시조새들 중에 계속 일개미로 사는 게 마음 편하다고 선택한 사람이었지만!


이 일을 왜 해야 되는지 정확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무조건 해야 되는 업무들이 대부분으로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 일들을 상사의 지시에 의해 처리해야 되는 일들 투성이었다.


퇴사를 하고 나서 요즘의 스타트업 회사에 입사했을 때 분위기는 좀 달랐다.


3주를 스치듯 다닌 회사도 그렇고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도 그렇고 대표님들에게 들었던 말 중에 인상 깊은 말은...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는 거야.


가 하던 업무를 하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네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되는 거야.


나는 분명 정해진 포지션에 입사를 하였는데... 머릿속은 혼돈의 카오스로 혼미하게 일렁이며, 내 불안한 눈동자는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 그럼 소... 소는 대체 누가 키우죠?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 하기 싫은 일은 누가 하나요?


누군가는 하죠..

다들 좋아하는 부분이 다르니까.

지금 일들도 그래요...

누구는 이런 걸 좋아해서 이일을 하고 누구는 저 일을 좋아해서 저 일을 하죠.


나는 이 포인트가 가장 무서웠다.


누군가는 하는데, 그분들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맞겠지?

(내가 하기 시른 건 다른 사람도 하기 싫기 마련인데.)


그걸 왜 신경을 쓰냐...

대표에게 그렇게 들었으니 너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겠지만... 사회생활이 어떻게 그런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면 개인사업을 해야지....

(뒤에서 실무자들에게 들어보니 싫은 일을 어쩔 수 없이 엄청하고 있단다.)


앞서 올렸던 글에도 있지만, 나는 전 직장 상사가 함께 일하자고 하셔서 집에서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전 직장의 상사가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하면 좋은 점.


그 사람의 업무스타일에 겪는 놀라움이 덜하다.


는 전산실 출신으로 남직원들과 대부분의 업무를 진행하여 답정너에 꼰대 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동안 아랫직원들에게 많이 들어온 말은 넵!알겠습니다.)


자신을 납득시키려면 논리적으로 접근을 해서 설명해 달라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말하면 납득을 하느냐?! 물론 아니다.

토 달지 말고, 납득시키는 에너지 쏟을 시간에 그냥 하라는 대로 일을 처리하면 된다.


이미 전 직장에서 겪어온 나는 그가 말하는 상황에 웬만하면 그냥 듣기만 하는 편이다.


그러나 아직 새로운 팀에 팀원들은 그를 모른다.


그들은 일을 진행할 때 명확한 지시와 설명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주장을 확실하게 말하는 MZ세대들이다.


상사님, 정신 차리십시오! 상대는 MZ예요!


누군가의 지시만을 듣고 찍어 누른다고 무조건 따르지 않는다.


회의시간마다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말들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관경을 보게 된다. 한마디 한마디가 시원시원한 팩폭에 사이다 한 병을 원샷하는 것 같다.(원샷! 원킬!)


내 말이... 나도 사실은 그렇다고. 그런데 그 말을 왜 안 하냐고?( 나이 먹고 개념이 있네 없네들 해대니까 피곤해서 그렇지.. 라떼는 말이야.. 하란대로 하는 게 학습된 사회생활의 미덕이었어.)



꼰대력 만렙인 상사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지면서도 본인의 이미지 때문에 꾹 참고 상대를 이해하는 척해본다.


...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지금 이해하는 척한 거야?

 정도의 발전이면 엄청난 거 아닌가?...


MZ들이 많은 곳에 오니 재미있는 상황이 생긴다.

(사실 나도 사회가 정한 MZ세대 나이에 들어가는데... 물론, MZ들은 어이없어하겠지만:)


상사님! 조금 더 분발해 주세요.

새로운 조직문화에 어서 적응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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