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다 관계가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둔다
대학 시절 낮에는 학업에 매진하고,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를 해 등록금까지 벌어가며 열심히 살던 친구 건우는 졸업 후 취업을 하게 됐다. 건우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학업도 소홀히 하지 않아 꽤 괜찮은 성적을 유지했고, 취업을 위해 밤낮없이 준비를 했다. 결국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게 됐고, 건우는 앞으로의 삶이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회사 일이 힘들긴 하지만 참지 못할 정도의 어려움은 없었고, 나름대로 보람 있고 뜻깊은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직장 동료 및 선후배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업무 자체가 힘들다기 보다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직장 사람들 때문에 결국은 이직을 하게 됐다.
건우의 일화처럼 회사생활에서 회사의 업무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관계의 질도 회사생활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379명을 대상으로 ‘일과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81%가 일보다 사람 때문에 퇴사를 결심한다고 답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71.8%)가 업무 관련 스트레스(28.2%) 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을 그만두는 이유가 ‘업무가 아닌 관계가 힘들어서’라는 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 우리의 일상은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동안 강의 의뢰 전화를 받던 것과는 조금 다른 유형의 의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직원들이 한 직원을 의도적으로 따돌리고 SNS 채팅방에서 뒷담화를 일삼는다고 했다. 따돌림과 뒷담화의 대상이 된 그 직원이 회사를 관두는 것이 염려되어 강의 의뢰를 주셨다. 강의를 하게 된 당일에 나는 누가 알려주지 않았지만 따돌림과 뒷담화의 대상이 누구인지 힘들이지 않고 알 수 있었다. 그는 강의도 열심히 듣고, 나름대로 회사에 애써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람들은 그와 가까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낯빛은 굉장히 어두웠다. 속상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했지만 애써 감정을 감추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날 이후 그 직원이 회사에 남아있을지 이직을 했을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가 얼마나 지옥같은 나날을 보냈을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회사의 입장에서 그는 열심히 하는 직원으로 놓치고 싶지 않기에 강의까지 의뢰를 한 것일테고, 그도 강의를 듣는 태도나 성실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회사일에 열정과 애정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회사생활이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이 속상했다.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힘들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쪼그라들 듯 아프다. 그가 좀 더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와 동료들의 관계가 잘 개선되었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아직도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가끔 얼굴을 들이밀어 가슴을 콕콕 찌르는 작은 잔가시 같은 그 일이 부디 잘 해결되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