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끝났다.
사실 스포츠에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라,
올림픽이 한다는 소식이 들려도 '저는 관심 없어요'의 스탠스다.
그러다 올림픽이 시작하면, 챙겨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선수가 나오면, 자동으로 눈이 간다.
올해도 시작 전에는 직장 동료들에게 '저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라고 말했지만,
양궁 경기가 시작되자 어린아이가 만화에 빠지듯 TV 1열로 가까이 붙는다.
이렇게 올림픽은 늘 그렇듯 비슷한 패턴으로 나의 관심을 끈다.
그런데 경기를 볼 때마다 나의 마음을 끄는 선수들이 꼭 있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당연히 멋지지만,
바로 여유가 넘치고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볼 때 그렇다.
이런 선수들은 승패에 관계없이 경기가 끝나면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올림픽이라는 경기에서 욕심이 나지 않을 리는 없다.
모두가 같은 마음일 테지만, 경기에 졌지만 상대방 선수의 실력을 인정하고 그의 승리를 축하해 주는 모습.
그건 분명 멋진 태도에서 나온다.
이런 선수들은 경기를 할 때도 집중해서 온전히 즐긴다.
경기가 끝나면 상대 선수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기도 하고 축하의 말을 건넨다.
게다가 활짝 웃기도 한다. 내가 놀랐던 것은 많은 서양 선수들이 이런 태도를 가졌다는 거다.
모든 서양 선수들이 그렇다는 건 결코 아니다. 내가 본 많은 서양 선수들이 그랬다는 거다.
그들은 경기에서 지더라도 활짝 웃을 줄 안다.
우리나라 혹은 다른 아시아권 선수들은 주로 메달을 딴 순간에 비로소 웃음을 보이는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준이 높아서 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이 아니면 마음 놓고 기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주변의 기대. 그리고 스스로의 기준치가 너무 높아서일까.
덕분에 결과적으로 성과는 확실히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 선수들을 보며 다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도 졌을 때조차 활짝 웃을 수 있는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히면 어떨까 싶다.
나도 일상에서 너무 기준을 높게 잡고 몰아붙이기보다는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모습을 갖고 싶어졌다.
그 여유를 정말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