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매 Nov 13. 2023

직장인에게 창업할 타이밍이란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고 왔다.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고 왔다.


미팅을 하러 공유 오피스에 갔다.

스타트업이 많은 공유 오피스에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대체로 젊고 자유롭고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뜨거움이 있다. 어떤 공유 오피스 휴게실에서는 맥주를 주기도 한다. 맥주 한 잔 하며 회의하고 쉴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에서 맥주를?"

나 같은 직장인들은 이런 곳에 가면 문화충격에 놀라기 바쁘다.


일정이 빡빡해서 저녁 시간에 겨우 미팅을 잡고 만난 스타트업 대표는 나와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았다.

내가 취업할 나이에 그는 창업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 5년 차 스타트업 생존율은 29.2%(2020년 기준)라고 한다. 심지어 1년 내 사라지는 기업도 25%나 된다. 그걸 알고 나니 5년 넘게 기업을 유지해 온 대표가 대단해 보인다.


대학 시절이 생각났다. 친구들과 창업 동아리 모임을 했었다.

대학가 근처 소상공인들을 활성화하겠다며 멤버십 적립 통합 앱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지금은 멤버십 적립 통합 앱이야 흔한 앱이지만, 10년 전쯤 우리는 신박하다며 신나서 아이디어를 내고 '상상으로는' 투자까지 받았었다. 결론적으로는 창업 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해 아이디어에서 그쳤다.


그럼에도 크게 상심하지 않았던 건, 마음 깊은 곳에는 창업을 해서 사장이 되어야겠다는 마인드보다는 창업을 시도했다는 이력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하길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바라던 대로 취업을 했고, 출퇴근이 당연해진 직장인이 되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대표와 미팅을 하며 생각했다. ‘내가 창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후회하는 건 아니다.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한다. 무엇보다도 25살의 내겐 취업이 최선의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마음속 한쪽에는 내 이름을 건 기업이 있다는 건 무슨 기분일까 궁금하다.

당장은 때가 아니지만 언젠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해야만 하는 걸지도.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를 돈 주는 학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배울 수 있는 건 다 흡수하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결국은 성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성과로 회사에 기여한다. 결국은 커리어 성장으로 이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되면 아쉬운 건 내가 아니라 회사 쪽이다.


이처럼 전문성을 쌓아 직장인을 넘어서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

회사 타이틀이 아쉽지 않은 것. 타이틀 없이도 나 자체로 전문가가 되는 것.


그때가 내가 생각하는 창업을 해도 좋을 타이밍이다.



이미지 출처: Freepi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