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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즘도시 May 12. 2019

2. 공유주방, 푸드비즈니스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다

F&B 창업 플랫폼을 표방하는 공유주방의 세계 

 

전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창업한 '클라우드 키친' ⓒ클라우드 키친 홈페이지


식당창업 후 1년 안에 절반이 문을 닫는 현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전체 387만개 산업체 중 65만7천개가 음식점 및 주점업으로 전체의 약 17%에 달합니다. 이중 식당 창업 후 1년 내 폐업하는 확률이 무려 56%, 5년 생존률은 8%라고 할만큼 성공률이 낮은데요.


 음식점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인건비 재료비 상승, 과다경쟁, 높은 임대료, 외식업 사업자들의 역량부족 등 다양한 요소가 꼽힙니다. 그 중에서도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이 높은 것이 음식점 사업자가 노하우를 쌓으며 버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핵심 이유라고 합니다.


창업 전 또는 초기 단계 주방공유를 통해 초기 창업비용을 절감하는 모델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공유주방’ 모델이 작년 연말부터 새로운 공유 비즈니스로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유주방은 1980년대 미국에서 등장해 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설비를 갖춘 주방을 만들고 원하는 시간만큼 임대해 주는 사업을 말합니다. 


 직접 공간과 주방 설비를 마련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주방을 빌려서 이용하니, 보증금, 임대료, 인테리어, 설비 등 초기 투자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주방을 빌려 창업 전 메뉴개발 및 테스트 기간을 거치거나, 식사를 하는 매장없이 배달로만 영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우버 전 창업자, ‘클라우드 키친’으로 한국 공유주방 사업에 진출


 우리나라에서 최근 공유주방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게 된 까닭은 작년 10월 우버 공동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장 트래비스 캘러닉이 한국에 그의 공유주방 브랜드인 ‘클라우드 키친’을 시작하겠다는 설명회를 열었기 때문인데요. 그는 무려 20개의 빌딩전체를 공유주방화 하겠다는 놀라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공동으로 주방을 사용함으로서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어 자영업자의 생존력을 높인다는 모델은 여러 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낙관적 전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음식점을 오픈하기 위해 첫 한달에 약 1억의 비용이 소요된다면, 이를 공유주방을 이용하면 월 160만원대까지 떨어트릴 수 있고, 공유주방을 거쳐 창업한 경우 5년내 생존율이 90%인 반면, 거치지 않은 경우는 10%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므로 공유주방은 이를 해결하는 사회적 혁신이기도 한 셈이죠.


식품위생법은 공유주방 시장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산


 그러나 이런 낙관적 전망에도 한국시장에서 공유주방이 넘어야 하는 산은 높습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하나의 업장에는 하나의 사업자 등록만 가능한 상황으로, 따라서 공유주방의 업태는 기본적으로 반은 불법에 가깝습니다. 입점한 업체들이 공유주방 주소지로 단독 사업자를 내지못하고, 해당 사업체에게 위탁하거나 하는 등의 우회적 방법을 쓰는 실정이죠.


 공유주방 스타트업인 위쿡의 경우, 직접 사업자 등록을 해 입점 업체가 문제 발생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을 지고있는 상황입니다. 미국도 처음에는 공유주방이 불법이었지만,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규제를 완화하는데 합의했던 것이 공유주방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습니다.


가상식당부터 토털 창업패키지 구독까지...다양한 양상의 공유주방 비즈니스 모델


 현재 공유주방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합니다. 


 우선 고스트키친(가상식당)은 별도의 매장 없이 주방만으로 배달 전문 식당을 창업하는 사업 모델입니다. 매장과 서빙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음식을 조리 후 바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한국에는 이미 배달전문 음식전문점 형태가 존재해 익숙한 방식입니다. 이것을 여러 사업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 시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경우에 따라 여기에 메뉴를 판매할 수 있는 푸드코트 형태의 매장이 따라붙거나, 창업교육과 메뉴개발 품평회 등의 서비스가 추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업체는 배달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거나, 홍보와 배달앱 등록 등을 대행하는 토털 창업 패키지를 더하기도 합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해외 및 국내의 대표적인 공유주방 사업자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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