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2 택시 기사님, 감사합니다~!

서울 32자 1282

  '아차~! 핸드폰~!' 

  집사람이 운전하는 차에서 내린 후, 아침 방송을 듣기 위해 핸드폰을 찾으면서 알게 되었다.  방에 두고서 가방을 들고 옷만 입고 나온 것을.  집사람이 새로 시작한 일이 1년 만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는 관계로 차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고, 나는 덩달아 차를 얻어 타고 집사람의 출근길 중간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중간까지 왔으니 핸드폰 없이 하루를 버텨볼까' 하다가 오늘 일정이 여러 가지 있고 연락할 일이 많다는 것이 생각났다.  바로 눈앞에서 기다리는 택시가 나에게 손짓했다.  어서 오라고~~!  뒷문을 열고 집주소를 말씀드리고 올라탔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택시를 다시 잡아서 타는 것보다는 이 택시로 바로 학교까지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님~!  저 죄송하지만 제가 핸드폰만 바로 들고 나올 테니 잠시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학교까지 얼른 가야 해서요.'  '네, 그러세요.'  '네, 그럼 잠시 가방을 두고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후다닥~~ 

  헐레벌떡 뛰어갔다 와서는 헉헉거리며 뒷자리에서 숨을 몰아 쉬었다.  무엇인가 핸드폰으로 보고 계시던 기사님은 화면을 닫고 차를 돌려서 왔던 길로 다시 운전을 시작하셨다.  

  '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헉헉.  핸드폰이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듯합니다.  연락도 일정도 정보도 핸드폰에 너무 의존하는 거 같아요.' 

  '그러게요.  여러 가지 건강정보도 찾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어떤 정보를 찾아보세요?"

  '네, 건강검진 했더니 혈압이 높다고 해서 혈압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어서 여러 가지 건강 관련 얘기를 하면서 학교까지 왔다.  

  휴대전화가 일상생활의 많은 시간을 앗아간다는 의견도 있으나, 장소에 상관없이 필요한 정보를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요즘 학생들은 질문을 받으면 바로 휴대전화로 검색부터 시작한다.  문명의 이기임에 분명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너무 많이 의존하면 내 전화번호 이외에는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휴대전화에 의존적인 현대인의 삶의 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