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꽤 많은 스타트업 CEO나 PM/PO/개발책임자와 멘토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서로 간의 간단한 인사를 한 후 본격적인 멘토링의 저의 첫 질문은 오늘 이야기 나눌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저를 잠재 고객이라 생각하고 3분 내로 설명을 해 달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가 실패합니다.
제품의 내부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난해한 기술의 역사를 거쳐 제품을 설명합니다. 10초마다 AI기반이란 말을 반복하고, 덧붙여 시장 구조에 기반한 복잡한 제품 전략을 설명하고 이 모든 데이터 분석한 결과라고 하며 다소 관련성이 떨어지는 복잡한 제품군을 소개한 다음 이 모든 제품의 단점을 아우르는 제품으로 본인들의 제품을 설명합니다.
이러한 피치는 다른 중요한 곳에 가도 동일한 패턴을 따릅니다. 3분이 허용되면 5분짜리 피치를 하고 5분을 주면 10분간의 인트로, 질문, 또 다른 10분간의 보충 설명, 더 많은 질문... 더 혼란스러운 질문. 그리고 결국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들 모두 모르겠다고 끝나죠.
준비와 경험의 문제이기도 하고, 그 제품 소개를 듣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추지 못한 (이라고 쓰고 고객을 분석하지 못한) 이유입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복잡성 척도가 있습니다. 우리가 ChatGPT에게조차 설명을 '10살짜리 아이의 상식' 혹은 '전공을 하는 대학생'의 수준으로 답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그 척도를 정작 우리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난해하고 기괴한 제품/서비스 설명 방법을 180도 수정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비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약간의 경청하는 인내심만 있으면 됩니다.
1. 잠재 사용자에게 본인의 제품/서비스 소개를 합니다.
2. 그 후에 질문을 합니다. 고객님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이 제품/서비스를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3. 귀를 기울이면 곧 몇 가지 간단한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사용자의 의견은 금과옥조입니다. 단순함이 핵심이고 최고의 경쟁우위를 만듭니다. 사용자는 복잡한 설명을 버리고 더 쉽고 진실한 말로 대체할 것입니다.
스타트업 CEO나 PM/PO는 그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사용자는 전략적이고 기술적인 차별화 이야기는 모두 빼고 본인이 이해한 것만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내부 기술적인 “와우”를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용자에게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고의 진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고객은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마주할 때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것의 맥락을 통해서만 사물을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일을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면 더 기억에 남습니다. 더 빨리 퍼집니다. 단순함은 그 자체로 경쟁 우위입니다. 많은 제품 개발자들이 가장 보여주기 원하는 부분은 바로 남들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영리하다고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더 복잡하면 더 영리하다는 뜻이고, 더 영리하면 더 똑똑하다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용자는 당신의 영리함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제품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되고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만 알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승부를 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