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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라면 Sep 27. 2023

당신의 수명이 화폐가 된다면?

넷플릭스 영화 <패러다이스>를 보고.



관람일 2023 09 24



사람의 수명이 화폐가 된다면?



이 놀라운 질문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수명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거나, 수명을 담보 삼아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다. 부자들은 수명을 구매해 젊어진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지구에 더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환경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은 이 엄청난 기술의 혁신을 이룩한 기업 <에온>에서 영업직으로 활동한다. 사람들이 수명을 판매하도록 설득하고, 그로 인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하도록 이끈다고 믿는다.



그러던 중, 화재로 인해 집이 불타고, 아내의 수명이 담보로 잡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영화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결코 화폐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의 '존재'가 화폐화되었다는 점에 있다. 수명 몇 년이 어떻게 존재 자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활동할 수 있는 시기의 십여 년이 자신 스스로에게 어떻게 와닿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 20대를 통째로 남에게 넘긴다면? 가장 젊은 날의 청춘을 잃었다고 생각해도 아쉬움이 가득 남지 않는가.



또한, '수명'으로 부의 양극화를 극단적으로 비추고 있다는 사실도 아주 매력적이다. 수명을 판매한 후에, 더 살고 싶다면 수명을 다시 사들이면 된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사실. 애초에 수명을 판매하는 이들은 '수명'까지 판매해야 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이들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작된 수명 판매는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가난한 이들은 수명을 판매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이런 이들이 가장 체력이 좋은 시기의 수명을 판매하고, 다시 살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까?



기술의 발전이 사회 전체 체제에 어떻게 작용하고 악용될 수 있는지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결말까지 마음에 들었던 영화.



#넷플릭스 #영화 #SF #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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