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필 칼럼]
정치인은 물론이고 직장, 운동부, 심지어는 종교계 할 것 없이 쏟아내는 무례한 언행은 소모적 이슈로 등장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불쾌한 비용을 미국 조지타운대 맥도너 경영대학원크리스틴 포레스(Christine Porath)교수는 <무례함(incivility)의 비용>이라 칭하고 직장 내 무례한 언행에 시달린 사람은 80%가 걱정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48%는 고의로 일하지 않으며 68%는 실적이 하락하고 25%는 타인에게 화풀이하며 12%는 사표를 던지는 극단선택을 한다고 한다.
미국심리학회가 조사(2016년)한 바에 의하면 직장 내 스트레스로 미국경제에 입히는 피해액은 연간 5000억 달러(약 542조 원)에 이르고 직장 내 사고의 60~80%, 병원검진의 80%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올 초 한 시중은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85.5%가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홧김에' 월 평균 20만 원 정도를 지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만~9만 원씩 한 달에 2번가량의 비용을 가리켜 자조적 표현으로 '시발비용'이라 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욱! 하고 때려 치고 싶은 순간이 있다.
교묘하고 무례한 인간관계는 당사자는 물론 조직 전체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준다.
그 가해자는 대부분 윗사람이다.
리더십연구개발센터 더 와이즈먼 그룹회장인 리즈 와이즈먼(Liz Wiseman)이 구분한 윗사람은 두 종류다. 자신이 중심이 되는 '디미니셔(Diminisher)'와 직원들 능력을 활용하는 '멀티플라이어(Multiplier)'가 그것이다. 아랫사람 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똑똑하며 어려운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고, 사소한 일까지 직접 챙기는 디미니셔는 흔히 '에너지 약탈자'로도 불리는 반면, 멀티플라이어는 직원들 재능을 계발하고 도전의식을 자극하며 스스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때문에 이들은 '능력증폭기'라고 불린다.
무례함을 이겨내는 강력한 대안은 정중함(Civility)이다. 정중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언행이다. 동료에게 미소와 인사, 아랫사람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대신 '부탁'하고 결과에 대해 정당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깊이를 더하는 인간관계의 정중한 요소로 '경청'을 빠뜨릴 수 없다. 상대방의 배려인 동시에 관심과 유대감의 표현인 경청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추천하는 방식이 RASA원칙이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받아들이고(Receive), 맞장구치고 인정하며(Appreciate), 상대가 말한 내용을 요약하고(Summarize), 궁금한 내용은 물어보는(Ask) 적극적 행동이다.
워라밸(Work-And-Life Balance)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때에 원만한 인간관계는 최고의 복지 가운데 하나다. 변화하는 리더십은 시대의 바람이다.
U-20 월드컵 축구대표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20~50대 직장인 2252명 대상 바람직한 리더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품이 훌륭한 리더(덕장)'라는 응답자가 46.4%로 가장 많았고 '스마트한 리더(지장)'와 '성실한 리더'가 각각 23%, 21.1%로 뒤를 이었으며 '카리스마 있는 리더(용장)'는 8%로 가장 인기가 낮았다. 세대별로는 20대가 50.1%로 가장 덕장을 선호했다.
하버드 비즈니즈리뷰(Jan. 02, 2018)에 크리스틴 포레스 교수가 로펌 브라이언 케이브(Irvine, California office of law firm Bryan Cave) 직원들과 함께 도출한 <정중한 약속(Bryan Cave’s Code of Civility)>을 실천해 보라.
1. 우리는 서로 바라보면서 반갑게 약속한다.
2. 우리는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3.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공평하게 대하고 존중한다.
4. 우리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한다.
5.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환영한다.
6. 우리는 스스럼없이 대화한다.
7. 우리는 솔직하고, 세심하고, 진솔하게 서로를 대한다.
8.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공로를 인정한다.
9.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함부로 빼앗지 않는다.
10. 우리는 무례한 언행을 삼간다.
운동장에서 뛰는 사람은 코치가 아닌 선수이듯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은 직원이다. 생산성 있는 조직의 줄탁동시(啐啄同時)는 리더의 배려와 직원들의 능력과 기술, 요컨대 인정받는 매너의 기본이다.
[황용필 칼럼] 인정받고 싶다면, 매너부터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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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설은주 giver-@naver.com
글 : 황용필 성균관대 겸임교수 yphwang@ksp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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