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멸종 ②
이전 글에서 저는 ‘경험이 사치가 되어버린 풍경’을 이야기했습니다.
https://brunch.co.kr/@sunheean0305/277
나라별, 도시별 상황적인 특수성은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이 방향으로 걷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질문을 조금 다른 각도로 던져볼까 합니다.
경험이 사치가 된 사회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잃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앞에서 부모인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아니, 하게 될까요.
얼마전, 아이의 학원에 재등록을 하러 갔다가 한달 새 바뀐 낯선 풍경에 깜짝 놀랬습니다.
선생님께 카드를 드리고 결제를 기다리는 대신, 키오스크 기계에서 음식을 주문하듯 학원비를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된거죠. 식당에서의 주문이 일상이 된 것은 익숙했는데, 학원에 늘 계시던 상담 실장님 같은 분들도 이제는 자동화 되는 수순을 피할 수는 없었던 듯 합니다.
이처럼 많은 상황들이 점점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정리되고 있습니다. 기다릴 필요는 줄어들고, 실패는 최소화되며, 사람들 사이에 있을법한 어색한 침묵은 제거되죠. 필요한 정보는 지체없이 즉시 제공되고, 감정은 빠르게 전환되죠. 모든 것이 물샐틈 없이 매끄럽습니다.
하지만 그 매끄러움 뒤에서 아이들이 잃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인식하고 그들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건강해집니다.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프레드릭슨 <심리의 과학>저널 발표 연구자료에 대한 설명 중.
p.63 경험의 멸종/ 크리스틴 로젠
아이들은 대면 상호작용에서 오는 불편함을 잃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의 표정을 읽고, 말의 뉘앙스를 감지하고, 어색함을 견디는 능력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화면 속 대화는 언제든 종료할 수 있지만, 현실의 관계는 그렇지 않거든요. 불편함을 통과하지 못한 관계는 깊어질 수 없습니다. 코로나 과정에서 초등학교 시기를 보낸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들이, 코로나 중 태어나 부모와 유아기를 보내고 일상속에 유치원시기를맞이한 아이들이 놀랍도록 수월하게 교육이 가능한 상황을 대하며 가장 큰 놀라움을 표한 부분도 바로 이 차이로 인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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