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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Mar 20. 2024

아끼지 말자

좋은 것, 아끼다 X 된다

비싼 딸기를 사놓고 아낀다고 냉장고 구석에 숨겨놓았다. 내내 잊고 있었는데 티브이에서 딸기 따기를 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자 군침이 돌았다.


'아! 나도 딸기 있는데?'


냉장고 문을 열었다. 꽁꽁 숨겨둔 딸기는 맨 아래 야채칸에서 짓물러 새하얀 곰팡이가 끼어있었다. '아끼다 똥 된다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어린 시절 생일 선물로 받은 운동화는 신발장에 고이 모셔두고 작아져 못 신게 되었다.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사놓았던 둘리지우개도 오래되니 고무가 녹아 그대로 버렸다. 언젠가 교수님이 되면 들겠다고 사놓은 명품가방은 장롱 깊숙이 처박혀있다 잊혀졌다. 

연필에 끼워쓰는 둘리 지우개

'언젠가', 중요할 때를 위해 아껴놓은 것들은 시간이 흐르며 쓸모 없어져버렸다. 내가 자랐고 취향이 바뀌었으며 아꼈던 들도 변했.


보고 싶고 그립고 사랑하는 마음, 언젠가 전한다고 아끼지 말자. 사랑도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그 마음 들었던 그 순간만큼 좋은 타이밍이란 없다. 그때만큼 그 마음 커지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나도 그것우리들도. 그러니 좋은 것일수록 아끼지 말고 지금 당장 가질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마음껏 누리자. 행복을 아꼈다 몰빵해 느끼려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이 또 있을까?

아끼지 마세요                                       -나태주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 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러운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을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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