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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Dec 13. 2024

이렇게 사는게 맞나? 원하는 삶을 사는 법

실패가 고마운 이유

 는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말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 말고 사건사고 없이 학창 시절을 보냈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문제집 푼 기억밖에 없는데 그마저 공부도 썩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언어는 반타작, 그나마 수학을 열심히 했지만 그마저도 뛰어나지는 않았다. 애초에 예체능에 소질이 없는 건 깨달았는데 손재주마저도 없는 똥손이다.

 재능도 없었지만 줏대도 깡도 없었다. 대학 원서를 쓸 때도 생명과학과를 가볼까 생각했지만 학교 선생님이었던 고모가 두 손 들고 반대했다. 취업을 위해 컴퓨터학과에 들어가라며 하향지원된 대학교까지 선정해 줬다. 고모 말을 안 들었다가 '취업이 안되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에 고모가 정해준 대로 원서를 넣어 대학에 들어갔다.


 컴퓨터는 적성에 맞지 않았고 나는 4년 내내 전공 공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모 말처럼 컴퓨터라는 전공은 나를 꽤 괜찮은 기업에 취업시켜 줬다. 그때까지 내 인생은 그럭저럭 잘 흘러가고 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내리막 길이었다. 흥미도 재능도 없는데 돈을 많이 받는다는 건 양 어깨에 코끼리를 얹고 있는 것만큼 부담스럽고 힘든, 불편한 일이었다.

 높은 연봉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실력에 겁이난 나는,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망막박리'라는 희귀한 앓게 되었다. 실명 위기까지 갔다 간신히 수술을 받고 병실에 누워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내 인생이 이렇게 꼬였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단단히 잘못됐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있는가?'였다. 몸뚱이는 나였지만, 내 인생의 운전대를 잡았던 주체는 내가 아니었다. 고모였고 부모님이었고 선생님이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의 삶은 타인에 의해 결정되고 조정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시련은 나에게 큰 선물이었다. 만일 그런대로 적응해 회사에 잘 다녔다면 나는 여전히 별생각 없이 주어진 삶에 응하며 살았을 것이고 여전히 타인에 의해 조정당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조정당한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지금의 고통은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왜 나에게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그 일이 왜 당신에게 생기면 안 되는가? 겁먹지 말아라. 각각의 고통과 시련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나답게 일한다는 것

 시련 후 지금까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주체성'이다. '주체적으로 나의 길을 만들어가자'는 다짐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다. 끌리는 것이 있으면 앉아서 고민하기보단 행동한다. 그 끝엔 실패도 많았지만 나는 실패가 참 반갑다. 실패하면 두 가지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고 싶어. vs  이렇게 까지 해야 돼? 하지 말까?'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진짜 내 것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게 된다.

 원하는 삶을 산다는 건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얻기 위한 과정이 수반된다. 당연히 그 안에는 실패, 실망, 좌절, 고난, 역경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각각의 의미가 있다. 그러니 겁먹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뛰어드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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