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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 2015

by 허씨씨s

최근에 여러 일들로 마음이 심란하고 답답하여 나 홀로 부산여행을 왔다. 여행 첫날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숙소에서 바다를 바라봤다. 저녁에는 초밥을 포장해 와서 샴페인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 2015와 함께 먹었다.


평소에는 혼자서 이만한 고가의 와인을 마시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외로 하여 오직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청사과와 라임, 서양배의 과실미에 겹겹이 쌓이는 스모크향이 입체감을 준다. 라벨에 꽃 장식이 화려한데 향과 맛에서도 흰꽃계열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도드라지는 산미와 시트러스가 인상적이고 은은한 오크의 풍미가 복합미를 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소한 빵향이 더 올라오기에 천천히 마시는 재미가 있다. 향의 강도가 강하고 여운도 긴 편이다. 몸값을 충분히 해내는 아주 훌륭한 퀄리티의 샴페인이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거기에 음식과 샴페인까지 곁들이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여유와 행복을 느끼고 싶다. 나를 보듬어주고 스스로 충전하는 일은 언제나 값지니까 말이다.

20251118. Perrier Jouet Belle Epoqu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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