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을 탈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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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좋은 소설들을 꽤 몇권 읽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로 손꼽히는 올가 토카르축의 '태고의 시간들'
recipe 448. 올가 토카르축 '태고의 시간들'
‘태고’는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마을의 이름이고, 그 곳 소우주에서 태어나고 죽고 살아간 인물들의 84개의 ‘시간들’로 구성되어있다.
미하우와 게노베파의 자식과 자식들까지의 3대 간의 시간이 이어지는 동안 그 주변의 동식물과 정령, 균, 인간들의 태어나고 죽어가는 이야기 속에는 내내 신화와 역사가 공존한다. 그래서 신비로운데 리얼하다. 수호천사의 보살핌과 유대인 학살이 혼재하며 그려지는 등 신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신비로운 구성으로 온 세상을 통합해낸다. 어쩌면 유물론과 유신론까지도. 커피 그라인더에 다 넣고 갈듯이..
천명관의 ‘고래’ 같으면서도 토카르추크의 세계는 통속적이지는 않다. 창공처럼 무겁다. 융과 불교 철학을 공부한 심리학자로서의 세계관이 녹아있어서일지도.
2018년 맨부커를 타더니 작년에는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올가 토카르추크는 여성작가며 폴란드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의 실질적 배경도 20세기 폴란드이며, 여성 중심이다. 그녀의 작품들이 포스트페미니즘적이란 말을 많이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꼭 여성 화자의 서사인것만은 아닌데 왜 그런말들을 할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미하우와 파베우 등의 전쟁과 부와 권력을 위해 사는 남성들과 함께 살아가며 ~을 낳고 낳고 또 낳는 게노베파와 코워스카 등의 여성들의 여성성(에로스,창조력과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 즉 태초의 이야기, 즉 신의 창조에 관한 이야기라서 그런듯 하다.
이 책을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의 보고라고 누가 평했던데 인간이 살아가고 죽어가는 보편적인 삶의 그 태초는 태어남이다. 태어나지 않고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없으니까. 그런 우리 인간을, 나를 태어나게 한 것은 신도 아니고 여성이니까. 우리 엄마이니까.
상속자 포피엘스키가 혼과 넋을 놓고 휘말려버린 게임 속 설명서에는 불완전한 신이 창조한 여덟번의 인간 세계의 이야기가 나온다. 성경의 창세기나 욥기 등을 비틀어 너무도 인간적인 신이 말하는 자신의 세계 창조담이 참 재미있었다.
목표일: 300/365 days
리서치: 448/524 recip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