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Violin Concerto No.4
일요일 오전, 함께 일하는 오케스트라 동료에게 레슨을 받던 중이었다. 늘 그렇듯 오디션에 빠질 수 없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고, 내 연주를 듣던 동료 H가 말했다.
"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이 얼마나 방대한지, 사람이 태어나서 35살이 될 때까지 매일 24시간 곡을 쓴다고 가정해도 모차르트가 작곡한 양을 이루지 못한대."
이 말에 과연 신빙성이 있을까,라고 곰곰이 생각하던 중에 그가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모차르트는 지금 우리가 보는 악보에 써진 것처럼 하나하나 자세한 악상을 쓸 여유가 없었다는 거야. 떠오르는 대로 마구 휘갈겨 썼을 테니까. 엄청난 천재잖니."
아하, 일리가 있는 말이네.
"그래서 말인데, 이 스타카토와 카일이 각각 쓰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니? 이게 모차르트의 의도였을까?"
악보에 충실했던 나는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내 대답은 no야. 모차르트의 친필 악보를 본 적 있어? 정말 알아보기 힘들다고. 카일과 스타카토를 구분할 수가 없어. 그의 의도는 사실 둘 다 아니지 않았을까? 단순히 아티큘레이션을 구분하고 싶은 것이었을지 몰라."
악보의 바이블이라고 여겨지는 원본을, 한 번도 의구심을 가져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악보에 이런 신선한 의심이라니! H는 평소에도 유쾌한 사람이었지만, 음악이 그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나도 모르는 새 그와의 흥미로운 대화에 푹 빠져들었다.
H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레오폴드 모차르트와 베렌라이터, 그리고 음악학에 대해 한참 열띤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그의 의견은, 어떤 표기법들은 그 시대와 맞지 않으며, 모차르트가 요절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 다르게 해석된 것들이 많다는 거였다. 그러던 중 그가 마지막으로 꺼낸 말.
" 그리고 말야. 이 카일들, 음악적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곳에 써져 있거든. 모차르트 같은 예술가가 그랬을 리가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