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바깥바람 쏘임의 여운
오랜만에 다수의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우리 제품과 서비스, 조직을 알리러 다녀왔습니다.
인프런의 인프콘 2024 행사에서 "소수 인원으로 글로벌 1위 앱 서비스를 만든 비결"이라는 주제로 딜라이트룸의 배움들을 응축하여 나누었는데요, 바로 이틀 전의 MGS 2024(Modern Growth Stack)에서도 저희 다른 동료들이 딜라이트룸 세션을 진행했던 터라 느낌상 한 주 내내 업계 분들을 만나 뵙고 온 느낌입니다.
작년부터 몇 차례에 걸쳐 외부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지만, 올해의 경험들은 유독 특별하다고 느꼈습니다. 간단하게 그 소회를 기록해 봅니다.
인프콘, MGS 등 업계 내 큰 배움의 장이 '매년' 개최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매년 업데이트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시장과 그 시장 속의 사용자들은 한 곳에 고여있지 않고 동적으로 움직이며 변화합니다. 따라서 제품과 조직을 성장시킬 방법, 전략도 매번 변해야 합니다. 필승 전략이라는 것도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튜닝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 아예 교체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행사에 '연사자로서' 매년 참여한다는 것은 매년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쌓아 올린 배움들이 새롭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레슨의 재탕, 우려먹기'가 아니라, '싱싱하고 생생한 새로운 배움'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예년과 비슷한 배움이 재차 반복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사례와 함께 말이죠. 그럴 경우 그 배움은 이번 회차에서는 더 강화된 모습으로 공유되겠지요.
인프콘에서 전하고 싶은 내용들이 참 많았지만, 가장 최근 저희 제품, 조직에 큰 영향을 준 레슨들을 위주로 내용을 추렸습니다.
1) 고객 집착과 관련한 배움의 경우 저희의 가장 코어(Core)이기에 재차 공유되는 내용이지만, 지난 분기부터 유저 목소리에 대한 접근성을 한껏 높여준 #customer-happy-is-all-you-need 라는 슬랙 채널 개설을 소개했고 또 지난 분기 말부터 활성화되었던 유저 '관찰 카메라' 이야기도 다루었습니다. 2) 가용 리소스 측정 꼭지에서는 '버퍼'의 개념을 소개하며 실제 그것을 도입하기 전과 후 팀 생산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중점적으로 공유하였고, 3) 선택과 집중 꼭지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잘하게 되었는지 올해 들어 시행 중인 구체적인 방법론과 더불어 그 방법론을 취하기 전과 후 팀 생산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공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 건강한 정반합 꼭지도 지난 분기의 프로덕팅 사례, 광고 코드 리팩토링 사례를 다루며 따끈따끈한 살아있는 배움들을 나누었습니다.
MGS 2024에 참여한 동료들의 세션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오가 공유 주셨던 수익화 배움도 지난 분기에 진행된 인터스티셜 사례였고 (관련 글 : 첫 인터스티셜 적용기), 리텐션/구독전환율 차트도 지난 분기에 도출해 낸 따끈따끈한 배움이었습니다. 유저 획득에서의 시의성 적절했던 바이럴 사례나, 스토어 랭크 최적화 등도 모두 지난 분기의 내용이었고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듣는 내내 자극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여전히 유효타를 낼 수 있는 생생한 배움이라는 이야기이지요.
생생한 배움을 나누면 이에 대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 "어디에서도 못 들어본 찐 이야기", "당장 해볼 수 있는 실질적인 이야기" 등 참 감사한 칭찬들을 받게 되는데요, 이는 단순히 '기분 좋음'을 넘어서는 감정, 생각들을 야기합니다. 아아 우리의 배움이 그래도 우리끼리 자축하는 의미에 그치진 않는구나. 누가 들어도 객관적으로도 의미 있는 그런 성장이었구나. 얻어걸린 운에 의한 성장이라기보다는 실제로 시장 및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성장이었구나 - 그리고 이는 좋은 루프로서 앞으로의 건강한 동기부여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번 분기 우리가 열심히 달리고 있는 하루하루는,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까'의 하루였을까 아니면 누가 들어도 뾰족하게 도움이 될 배움 가득한 하루였을까.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루를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나 스스로 나의 성과에 대해 떳떳하기 위해 하루를 산다는 의미입니다. 업계 내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수많은 만족의 척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사실 저도 제품, 조직을 성장시키는 것에 어려움, 부침이 많습니다. 그저 여러 시행착오를 최대한 전략적으로 시도해 보며 정답으로 향하는 루트를 열심히 최적화할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동일한,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실 업계 동료들을 위해 글로써, 발표로써 생생한 배움을 나누는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니 다른 발표자분들도 그러했을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배움들을 나누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정수들을 담아 오셨을 텐데요. 올해 행사들에 있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제가 다른 발표들을 하나도 듣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래저래 업무와 미팅들로 인해 시간을 빼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제와 돌아보니 퍽 아쉽네요. 인프콘의 경우 이번 발표들을 녹화하였기에 늦게라도 챙겨볼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만 MGS는 그렇지 못하여 다음을 기약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쏘이고 나니 그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내년 이맘때에도 우리 제품, 조직은 업계에 도움이 될 만한 생생한 배움들을 쌓아두었을까요. 바라건대 우리의 목표 수치들을 달성한 상태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배움들이 잔뜩 쌓여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그 배움들을 나눌 수 있기를 또 고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