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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윈디 May 24. 2023

인생 첫 퇴사생이 들려주는 퍼스널브랜딩 구축일기 #6

< 대단한 사람보다 오랫동안 꾸준한 사람이 대단해 보인다. >

퍼스널 브랜딩 첫 번째, 나의 정체성을 표현할 닉네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어떤 닉네임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7살 때, 유치원에서 친구가 영어교실 원어민 선생님께서 "마이 프렌드! 네임!"이라고 말하자 원어민 선생님이 "Windy?"는 어떻냐며 영어이름을 선물해 준 일화가 있다. 일곱 살 아이에게 '윈디'라는 단어가 크게 와닿을 리 만무했다. 그 뒤로 '윈디'라는 단어는 마음 한 편에서 케케묵은 단어로 남아있었다. 

 

 세월이 무색하게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몸만 훌쩍 큰 고등학생이 되었다. 학원에서 영어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걸로 태어나고 싶어?"라는 물음에 대부분 ~하는 사람 혹은 직업이 친구들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내 차례가 오길 기다리며 곰곰이 생각하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바람이요. 바람이 되고 싶어요. 왜냐면 바람은 여기저기 다닐 수 있고 자유롭잖아요." 친구들과는 사뭇 다른 답변에 선생님께선 "그래 OO이는 그럴 줄 알았어."라고 대답했다. 소심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이 대답이 아닌가? 나도 ~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어야 했나?' 짧은 고민의 시간이 흘렀다. "아, 아니에요. 그냥 저 재벌 3세로 태어날래요." 그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한 나는 또 다른 답을 내비치게 되었다.

 

 그 후로 '윈디'라는 단어가 제법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친구들에게 별명을 소개할 때도 '윈디'라 이야기하고, 인스타 닉네임도 'windy'라는 단어를 넣어 표현했다. 자기계발 계정들을 살펴보며 처음엔 쉽게 인스타 닉네임을 정했다. 'new._.wind' 새로운 바람이 되어 나만의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어보자 라는 다짐이 담겨있었다. 이름을 정한 지 두 달 정도 흐르고, 새로운 바람에서 기록이라는 의미를 더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 아빠에게서 '적자생존'의 강조를 여러 번 듣기도 했고, 인생을 살면서 생애과정마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는 시점이 한 번씩 내게 찾아왔었다. 그렇게 오늘의 바람을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최종 닉네임, 'today_windy_', '오늘의 윈디'가 탄생되었다.

  



퍼스널브랜딩 두 번째, 여러 가치 중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골라보았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3가지다.

바로 지금(Now), 본질(Nature), 도약(Next step) => 3N

 

1) 지금(Now)

나는 '행복을 미루고, 참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다.

'나중에', '이 고된 시간만 지나면 좋아지겠지.' 

지난 26년 동안 그 나중은 오지 않았다. 나중을 기약할 때의 마음은 바람 앞에 흔들리는 미약한 촛불 같았다. 

 

그렇게 기다리던 '나중'에는 미뤄뒀던 행복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을까? 

 

전혀 아니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관성이 매일 변하는 날씨처럼 쉽게 변했다면 세상에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마냥 즐겁고,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나중’이 왔을 때도 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유약하고, 어리석기 존재에 그쳤다. 이 점은 내가 취업을 했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취업만 되면 해결될 줄 알았던 모든 것들이 취업 후엔 공허함과 무기력함으로 치환되어 스스로를 좀먹기 시작했다. 


노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잘 놀 수 있다고,
행복에도 행복할 방법을 아는 사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2019년, 첫 직장에 출근한 사회초년생은 처음 배우는 일과 청소, 행사 및 수업준비, 보수교육을 듣는 등 정신없이 하루일과를 보내게 된다. 주말에는 마음속 헛헛함을 달래기 위해 서울명소, 백화점, 공원 나름 세 가지 테마를 선정하고, 나만의 투어를 하기 시작했다. (뚜벅이이기 때문에 SNS와 네이버 지도를 이용하여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그리고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작성하며 각 잡고 하루하루를 감사함으로 삶을 물들여 보기도 했다. 예를 들면, '숨을 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간단한 감사부터 '서울의 다양한 인프라와 장소를 탐색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두 다리로 밖에 나와 오래 걸으며 여러 공간을 다닐 수 있어 감사합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까지. 

 감사를 되뇌고, 외치며 한 가지 드는 의문은 과연 이게 감사한 일인가? 크게 와닿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감사할수록 마음 한구석에서 생동적인 에너지가 올라오는 느낌을 받고, 긍정필터를 씌우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 좋아서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었다. 찐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게 감사한 일이구나'를 느끼게 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1월 23일, 설 연휴 전 하루 휴가를 받아 아빠와 고양스타필드 아쿠아필드(찜질방)에 방문했을 때였다. 찜질방은 태어나서 처음 가봤는데 여러 테마의 찜질방과 휴식공간이 있어서 신이 나 있었다. 그러던 중 재난문자 알림음이 울리고, 코로나19 두 번째 감염자(첫 번째 한국인 감염자였다.)가 발생했음을 알렸다.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며 눈에 담았다. 모든 것이 평온했고,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녔으며 그 순간을 눈에 담았다. '당분간 찜질방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겠구나.'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온 심각한 중국의 상황 때문이었을까? 직감적으로 이전과는 다른 삶이 펼쳐질 거 같았다. 점차 뉴스에서 보도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건물을 둘러싼 긴 줄의 중국인들을 보고, '엥? 마스크 하나 살려고 이렇게 줄을 몇 시간 서서 기다린다고?' 황당했던 일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가 없어 근무 휴게시간 중 옆에 시로 차를 타고 갔다가 마스크 한 장은커녕 줄어들지 않는 긴 줄에 체념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비단 중국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이 되어 버렸음을 느꼈다. 2020년 이전에 일상은 정말 내게 감사하고, 소중한 일이었구나. 별생각 없이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던 것도 시간이 흘렀을 때, '정말 감사한 일이었음을 깨닫고, '감사하다'라고 말하길 잘했다.' 감사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2. 본질(Nature)

 두 번째 가치는 경험하고, 느낀 점에 대해 콘텐츠를 만들어 나에 대해 영업을 하면서도 ‘나’의 생각과 신념 등의 색깔을 잃어가지 않고, 한 걸음씩 정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내 꿈은 죽기 전까지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선량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 성장과 관련된 여러 종류의 대화를 나누고,  자기 계발과 성장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전달하여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성장 네트워크를 꾸려 나가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달매체 및 방법 등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내가 처음 전하고자 했던 3가지 가치를 잊지 않고, 흐려지지 않도록 원래 마음의 모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3. 도약(Next step)

 세 번째 가치는 기회와 운에 다가갈 수 있도록 성장의 점프계단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인생의 크고 작은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100세 시대의 관점에서 나는 아직 어린 애송이이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고 있는 시련들이 앞으로 기다리고 있으며 게임에서 퀘스트를 하나씩 헤쳐나가듯이 시련을 풀어나간다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곳에서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시련과 위기를 딛고, 다음 도약을 위한 마중물을 함께 부어나가고 싶다. 

 

  


퍼스널브랜딩 세 번째, 미션과 비전, 슬로건을 정해 보기로 했다.


 미션이란 추구하는 가장 커다란, 조금은 추상적일 수 있는 목표를 말하며 비전은 미션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뜻한다고 한다. 내가 정한 꿈과 가치에 반추해 봤을 때, 내가 정한 미션과 비전은 아래와 같다.


미션(MISSION) : 누구든 꿈꾸던 바람을 현실로. 

비전(VISION) :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2,30대를 대상으로 꾸준한 독서와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삶의 본질을 깨닫고, 현재의 나를 기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다.

슬로건(SLOGAN) : 오늘의 나의 소망과 바람을 기록하다.


사실 오늘 글을 적기까지 5개월 동안 많은 고민과 글쓰기의 도움이 있었기에 인생 처음으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미션, 비전, 슬로건에 대해 끈덕지게 생각해보고, 또렷한 글로 표현할 수 있었다. 중간에 글태기가 오고,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허우적거리는 내가 실행으로 옮기기까지의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지만 지금 내 주변에는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 오늘도 나아지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덕분에 용기를 얻고, 넘어지고 흔들려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한 분이라도 정처 없는 방황 속에서 동기를 얻고, 무언가 실행해 볼 힘이 생겼다면 그걸로도 만족한다. 

 

Day by day, You don’t have to be the best. (너는 매일 최고가 될 필요는 없어.)
You just get better and better. (너는 점점 나아지면 돼.)


 현실이 될 여러분의 소망과 바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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