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은
지나간 사람들의 이름을 강박적으로 찾는다. 한번도 함께 오지 않았고 이야기를 해보지 않은 곳에서 잊히지 않는 글자를 뒤친다. 두눈을 부릅뜨고 앙버터 한 조각이 얹힌 가슴으로 있을 법한 자리에서. 부재를 확인할 때. 의심한다. 그들의 부재로 나는 선택과 위치와 현재에 도취하는가, 자학하는가. 존재를 부재로 포장하고 싶은 것인가. 이름의 존재가 부재를 깨 실체로 실제하는 날이 오면 포효할 텐가 도망칠 텐가. 내가 온몸 바쳐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20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