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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Aug 28. 2024

4. 기다려주는 마음

Aug. 27, 2024

학교 도서관에서 봉사가 끝나면 늘 점심을 아이들과 함께 먹는다.

그늘에 앉아있는 나를 보고 아들 선생님이 너무 반갑게 달려와 "I was so excited to see you now, I supposed to say this on Curriculum night , but I can't wait until Thursday. James is so amazing kid, He is a rockstar."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사실 Recess 시간에 친구가 없어 아들은 혼자 놀겠다며 노트와 좋아하는 펜을 들고 친구 없이 벤치에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낙서를 하는 걸로 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 하니 선생님도 늘 친구 없이 혼자 노는 제임스를 걱정스레 지켜보셨던 것 같았다

.


그런데 어제는 아이들이 제임스가 필기체를 쓰는 것이 너무 멋있다며 다들 모여 제임스를 지켜봤다고 한다.

아이들이 모두 제임스를 에워싸고 제임스의 그림이나 필기체를 감탄하며 봤다니...

엄마인 나는 아들이 필기체를 쓸 수 있는지조차도 몰랐었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자, 나는 처음 학기가 시작했을 때, 아이가 친구가 없어 걱정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없다는 것에 너무 매몰되는 것보다 혼자 잘 노는 방법을 찾기를 바랐기에 함께 이야기하다 생각해 낸 방법이 수첩이었다고. 혼자 노는 것에 괜찮은 아이가 되길 바랐다고 하자, 선생님은 자기의 어머니가 그렇게 자기를 가르쳤다며 그게 맞는 것이다라고 칭찬해 주셨다.

사실, 수첩을 가지고 가서 혼자 리세스 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필기체를 연습하는 것이 즐거워서였을까? 아이가 리세스 시간에 친구 없어 심심하다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또, 학교 가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것을 보며 내심 적응해 나가는 것 같아서 일부러 물어보지도 않았다.


나는 친구가 없는 것보다 혼자 놀 수 없는 사람이 더 문제라고 생각해 왔다.

혼자 잘 노는 사람이 남들과의 관계도 잘 맺고 관계에 강하다고 믿어왔다.

혼자 놀 것이 많고 혼자 할 것이 너무 많다. 여행도 좋아하지만 여행 중의 가장 좋아하는 여행은 또, 혼자 하는 여행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기의 모습도 잘 알게 된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될 때, 진정으로 좋은 친구, 타인을 만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물론, 나도 40년 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경험이기에 내 아이가 친구가 없다고 말할 때, 당장은 마음이 아팠고 걱정도 됐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친구가 없는 그 외로운 시간에, 자기가 혼자 놀 방법을 찾고 혼자 놀아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괜찮다는 것을 터득했고 즐기기까지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엄마로서 너무 기쁘다.

아이도 혼자 지내는 시간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님을 배웠을 것 같다.


무엇보다 혼자 지낼 때야 비로소 주님이 누구신지, 자신이 누구신지를 진정으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평화이며 혼자가 괜찮은 것만큼 강하고 담대한 것은 없다.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오직 하나님 한 분만 믿는 것에는 진정한 자유가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두 가지를 경험해 알게 되었다.

아이 문제에서는 내가 나서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하나님이 나보다 더 내 아이를 잘 아시고 돌보시는 참된 부모임을 정확히 인식해 주권을 내어드리는 일.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은 아이가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되고 혼자의 시간을 즐기게 되니 엄마인 나는 내 아이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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