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우리가 사는 세상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드라마 지옥에서, 사람들은 고지를 받는다.
이 고지란, 우리가 죽을 시간이 언제인지를 받는 것이다.
난 이것이 병이 들어 죽는 시한부 같기도 하고 우리의 안전 불감증으로 예고된 사고나 자연 앞에서 무력한 천재지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니 '고지'란 그저 우리가 죽을 때를 알게 되는 것. 우리 육신이 죽는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지옥'에 간다는 말에서 시작된다.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는 우리의 사고로는 '지옥'은 '죄'를 지어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이 이분법적인 사고를 '정진수'라는 인물이 공개적으로 확정하며 '새 진리회'라는 교단을 만들어낸다.
'지옥에 간다고 고시받은 자들은 죄를 지었다'로 정리했다.
이 논리가 잘못된 이유는, 반대되는 ‘죄를 안 짓고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천국 간다’라는 대조군이 없다는 것이다.
비교군이 없이, 지옥에 간다는 말로 ‘죄를 지었다’고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이 비교군 없이 한쪽으로 만 '사람'들이 마음대로 만들고 조작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의 부분만을 가지고 '죄인'으로 명명하고 벌을 받고 지옥으로 가는 것이라 전체로, 일반화로 만들어 버린다. 또 그것이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공증되지 않은 논리를 추상적으로 신에게 돌리며 신화화한다.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이 대조군도 없는 것으로 한쪽만으로 모든 일반화의 정의를 내리는 모습은 그들의 정의는 때에 따라, 결국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달라진다는 증거다.
처음부터 자기들의 이기심과 잘못된 해석으로 교리를 만든 새 진리회는 폭력적으로 '죄인'을 찾아내고 숙청하고 그 가족들도 찾아 마땅한 죄를 받을 사람으로 취급하는 '화살촉'을 키운다.
화살촉은 새 진리회의 교리를 이용하지만 사실은 '죄인'을 찾아 '벌한다'는 명목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급기야 신이 죽였다고 위장해 사람을 직접 찾아 죽이기까지 한다. 늘 무리를 만들어 동요시키며 함께 하자고 부추긴다. 그들은 개인적으로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얼굴을 가리는 페이스 페인팅과 코스튬을 하고 선동하는 무리의 힘을 이용해 불법천지를 저지르며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군중심리다.
'죄를 벌한다'는 명목으로 자신들은 법을 어기고 사람을 죽이고 온갖 죄를 저지르고 다니면서도 오히려 자기 죄엔 진리를 위한 행위라 합리화한다.
다른 사람의 죄를 들추고 비난하고 죽이는 쾌감에 깊게 빠져드는 무리다.
새 진리회와 화살촉은 공생관계이기도 하고 교리와 신권을 내세우며 자신들을 선민 화하는 새 진리는 화살촉의 잔인하고 막무가내를 비난하기도 한다. 또 화살촉에서는 행동하지 않고 율법으로만 사는 새 진리회를 겁쟁이나 입으로만 떠들고 게으른 무리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둘은 자신들이 만든 '신'의 개념을 아주 열심히 믿는 맹신도로 서로를 이용하기도 하고 서로를 구별하기도 한다.
지옥 2에서는 이 두 세력을 이용해 권력을 누리는 정부가 있다.
정부는 애초에 화합, 하나로 묶는 따위의 정의로운 사회는 생각하지 않는다. 두 집단을 무시하고 자기 판의 장기짝처럼 필요하면 취하고 필요 없으면 버리며 두 세력을 이용한다. 또, 그 힘의 조화를 위해 또 다른 단체인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모인 소도를 이용하며 힘을 분배시키며 그 위에서 조정한다.
새 진리와 화살촉 두 세력으로 국민들이 이리저리 찢겨 갈 때, 정부는 자기가 이 세상의 영웅이라고 변질되어 가는 소도를 적절히 이용해 정부가 이 세상 힘의 분배의 주체로 독점하려 한다.
특히 정부는 사람들이 이해가 잘 되지 않고 뜯어보아도 말이 안 되는 애매모호하고 잘 이해되지 않는 말을 교리로 만들라고 지시한다. 사람들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이리저리 현혹되며 살아가고 있다.
원인과 결과를 좋아하는 우리 인간의 욕구를 들어주기 위해 '해석'을 거짓으로 버무려 만든다.
'해석'을 거짓으로 만들고 그 해석마저도 인간의 사고로 뜯어보아도 잘 이해되지 않는 애매모호한 말로 만들어 결국 각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유도하는 세상의 종교나 교리나 신념, 철학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이 ‘지옥’에서 세팅한 세상과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정부가 조종하는 세상에서 사육당하고 생각을 조정당하며 진실은 은폐되고 거짓의 단단한 반석 위에 국가가 생성되고 거짓말을 강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진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결과물을 보면 정답이 나온다
과정과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그 결과를 보면 안다. 그 나무가 아무리 멋들어지게 자라고 있더라도 그 나무의 열매를 통해서 우리는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를 알 수 있다.
사도행전 14장 11-12절 무리가 바울이 한 일을 보고 루가오니아 방언으로 소리 질러 이르되 신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 하여 바나바는 제우스라 하고 바울은 그중에 말하는 자이므로 헤르메스라 하더라.
걷지 못하는 자를 걷게 한 바울 사도의 능력을 보고 사람들이 해석하는 결과는 바울과 바나바가 그들이 알고 기다려온 신이라는 것.
인간은 초월적인 장면과 표적과 진리에서 그들만의 해석이 필요하고 반드시 그 결과에 대한 원인을 알고자 한다. 이러한 인간의 죄성 때문에 '드라마 지옥'에서는 고시와 시연에 대해 해석하고 원인과 결과를 맞춰 자신의 머리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한 '정진수'의 거짓말이 먹혔고 그가 교주로 추대된다. 신의 의미를 해석하는 사람이 그들의 '신', 즉 금송아지가 되었다.
그들이 믿던 신은 자기들처럼 지옥으로 가는 고시를 받았고 시연을 받았는데 정진수는 이것을 철저히 감춘다. 그리고 부활한 후 돌아와 군림하려 할 때, 그는 자신 속에 지옥이 있음을 발견하고 지옥의 사자로 변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홀연히 떠난다.
사람들이 믿고 있던 '금송아지'신이 결국 '지옥의 사자'로 부활했다.
한편, 박정자와 정진수가 대화를 통해 둘이 의미하는 지옥이 다른 것을 알게 된다. 박정자는 부활해 예언을 하고 그렇게 염원하던 아들을 만나 우는 장면에서 우리는 박정자는 몇 겹의 세월 동안 엄마라는 정체성도 그대로였고 결국 돌아오고 싶은 곳으로 돌아와 하나님께 감사하는 천국에서 천국으로 온 사실을 알게 된다. 정진수는 그녀와 다르게 각 생애에 자기가 미워하던 사람들로 변했고 지옥의 사자에게 늘 쫓기는 지옥으로 갔다 지옥으로 돌아왔다.
또, 마지막 장면에 '아기 재현'이는 시연에서 살아남은 아기가 아니라 죽은 후 부활했다는 것을 시청자에게 의미심장하게 남긴다.
박정자, 정진수처럼 재현이도 부활한 아기였던 것이다.
정진수가 만든 사람들이 믿는 '지옥'의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증거다.
지옥 2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민혜진과 소도의 리더인 남자와 ‘박정자'때문에 몸싸움까지 하며 동료에서 적이 된다.
원래 민혜진과 소도의 리더 김성집은 한 곳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다음 세대에 물려줄 세상은 이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
하지만 국무총리 이수경이 김성집에게 박정자를 빼돌리라고 말했다. 이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세상 따위는 없다고. 이미 지옥이라고. 지옥안에서도 최소한 떠받고 있어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그것이 다음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그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거짓위에 위태롭게 만들어 낸 질서일 뿐이다.
민혜진은 단순히 박정자를 자기 아이들에게 보내려고 하고 김성집은 세상을 혼란케 하는 것이 오히려 민혜진의 신념 때문이라며 아예 이 세상에 혼란을 가져오는 존재인 부활한 박정자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남자는 세상은 진실이 필요한 게 아니라 단단한 거짓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민혜진의 신념에 죄책감을 준다.
하지만 민혜진은 신념대로 박정자를 아이들에게 보내고 재현이에게 그녀의 부모가 얼마나 딸을 사랑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마친 후, 자기가 엄마가 되어주겠다고 말하고 지옥 2는 끝이 난다.
나는 이 최소한의 남은 생명존중과 약속, 사람을 존중하는 홀로라도 싸울 각오가 된 민혜진의 신념이라 말하는 것이 '복음'이라 여겨진다.
'복음'은 진리이며 생명이다.
민혜진이 끝까지 신념을 붙들었기에 세상이 이용하려고 찾는 박정자와 아기 재현이를 살린다.
복음은 생명을 지키고 살린다. 열매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의 그 어떤 신념 위에 설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복음 위에 서야 한다. 세상에 반하는 일이니 많은 환난을 겪을 수밖에 야.
사도행전 14:22 제자들의 마음을 굳게 하여 이 믿음에 머물러 있으라 권하고 또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 하고
세상은 분명히 그 진리가 아니라 거짓 위에 서 있으니 나를 상처 내고 꺾으려 하고 죽이려 하고 외면하고 배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담대할 것은, 이 복음만이 생명을 살리고 진리를 통해 자유하고 사망에서 구원받고 영생을 얻는 유일한 길이다. 반드시 우리 죄에 대한 심판이 있다.
나는 지옥을 보고 부활한 세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과 마지막 장면, 고지가 하늘 가득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몸이 죽은 후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육신의 몸은 반드시 죽고 모든 인간은 심판받아 영생으로, 영벌로 죽기전과 죽은 후의 시간이 연결됨 안에서 공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결과,
사람마다, 그들이 믿고 사는 신념이나 복음에 따라 이곳은 이미 누군가에게는 천국이고 누군가에게는 지옥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이 아닌 일상 그 자체의 존재하는 모든것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살아감이다. 우리가 사는 이 곳이 이미 천국이라 여기는 사람도, 지옥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이것들을 몰라도 자기의 존재를 바로 알고 일상에 충실하고 생명을 사랑하는 하루가 이미 천국을 품고 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