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서 네 시간 정도
섬과 섬을 이은 세븐 브리지를 달려가면
마지막에 키웨스트가 있다
헤밍웨이가 부유했던 두 번째 부인과 살았던 곳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된 장소인 키웨스트에서
헤밍웨이의 생가를 찾았다
약간의 입장료가 있었지만 미국 물가에 비했을 때
그리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었다
뜰부터 돌아보는데 고양이들의 발자국이 보였다
50여 마리의 고양이와 살았던 30대의 헤밍웨이
그때 생긴 자국일까?
본 건물과 똑같이 생긴 건물에 살고 있는
그 고양이의 후손들...
집으로 들어서니 소파 위에도 침대 위에도 고양이-
한참 보고 나서야 모형인 걸 알았네
곳곳에 헤밍웨이의 생애에 관한 설명이 담긴 액자가 걸려있었다
본건물 옆의 별채처럼 붙은 건물의 2층이
헤밍웨이의 집필 장소였다
쇠사슬이 걸려있는 방의 입구에서 그저 바라본 거지만
심장이 요동쳤다
대문호의 에너지가 조금이라도 나에게 묻히기를 바라며
마치 그가 저기 앉아있는 것처럼...
키웨스트에서 가장 왕성한 집필활동을 했던 헤밍웨이
둘째 부인의 재력 덕분일까
키웨스트의 빛나는 태양과 파란 바다가
영감과 열정을 준 걸까?
키웨스트에서 그 당시에 가장 컸다는
야외 수영장이 내려다 보이는 곳
햇살이 비치는 그 방에서 허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생각했을까?
헤밍웨이가 단골이었다는 슬로피 바
준비성 없는 운전자 때문에 몇 시간 만에 은행을 찾아
육지로 돌아와야 하지 않았다면 분명 들렀을 텐데....
아니면 여기라도....
그 와중에 키라임 파이와 랍스터 롤은 클리어...
쿠바에 가장 가까운 미국이라 그런가
특유의 바이브가 나를 매혹했다
사실 나는 미국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오만함
현지인들을 학살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교묘히 마약으로 유혹하여 그들의 날개를 꺾어버린 잔인함
하지만 키웨스트에서는 잠시 잊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