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에게 이문제는 너무도 어려운 문제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나와 다른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경을 계획하고 시공할 때 식물의 사용과 배치는 너무도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실체는 우리의 상상과 많이 다를 수 있다고 느껴진다.
예를 들어본다면 조경공사에서 식재에 투입하는 비용은 대체로 30%~50% 이상은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도면에서의 비중은 10%~20% 정도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교목 관목 지피 계획도 몇 개의 상세도 또 몇 장의 기반조성....
도면만 봐서는 왜 이 곳에 이 수목이 들어가는 지 분은 어떤 형태이며 수형은 어떨까
우리 현장에 들어올 나무는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을까? 전혀 알 수 없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한다. 내 상상과 실물의 간극이 그리 크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만약 도면을 보고 펼쳤던 상상의 변수들이 틀어져 있다면 그것을 맞추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다툼과 회유와 발품을 팔아야 한다.
정보가 머무나도 많은 세상에 살면서 왜 조경의 식재라는 분야에서는
이렇게 커다란 불확실 성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할까?
시공현장에서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설계를 진행하면서 상상했던 변수들을
최초로 확인하는 자리는 마치 연례행사처럼 넘어가고 커다란 일을 넘긴 거마냥 검수가 끝나면 손수 땅에 심겨지는 시간까지 다시 작별의 시간이 온다.
식재에서의 상황은 공간의 이해와 나무의 성향 이 수목이 지니는 이야기 거리를 충분히 들어볼 수 있는 여유가 너무 부족하다. 모양과 관점과 조화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이다.
어떻게 하면 더 깊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