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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투더 폴리틱 Oct 23. 2021

미중 무역 분쟁의 진정한 함의

[지금 이 순간 국제정치 핫키워드, 미중 무역 분쟁 1-2]


 미중 무역 분쟁의 진정한 함의

 미중 관계가 “경쟁과 제재”의 관계로 점철되기 이전까지, 양국의 관계는 1972년 체제 때 형성된 협력 중심의 관계로 존재해왔다. 1972년 체제라는 것은, 미소의 냉전이 극심했던 시기 중국과 미국이 핑퐁외교를 통해서 국교정상화를 이룬 시점에서 형성된 미중 관계를 의미한다. 1972체제라는 미중 관계의  핵심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관여와 개입’의 자세를 취하며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통해 중국이 세계정치경제 질서에 성공적으로 편입하고 국내적으로는 자유로운 체제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해 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매립해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해당 지역에서 미국의 MD체제를 부정하는 ‘반접근 지역거부(A2/AD)’ 군사 전략을 펼치는 공세적인 모습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의 역외개입을 배척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와 경제 그리고 군사안보적 지점의 준동맹국화를 도모하고, 중국의 사회주의식 시장경제체제를 일대일로라는 중국의 대전략을 통해서 확장시켰다. 이와 같은 중국의 일련의 행보는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이 미국의 경제와 군사안보 체제를 부정하고 미중의 관계를 역전시키려는 행동들로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2018년 허드슨 연구소에서는 일부 언론에서 신냉전 선포라고 평가를 받았던, 미국의 펜스 부통령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연설이 이뤄진다. 당시 펜스 부통령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믿음은 사라졌으며 ‘약 40년에 걸친 미국의 중국 관여 정책이 종언을 고했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미국은 1972년 체제 이후 유지해오던 중국에 대해 “관여와 개입”의 노선을 폐기하고, 본격적인 “경쟁과 제재”의 노선으로 강력하게 밀고 나아갈 것이라는 일종의 독트린을 천명하게 된다. 



 그렇기에 오늘날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의 모습들은, 단순히 무역이라는 국지적인 지점에 한정된 제재가 아니다. 이는 곧 미국이 현재 중국의 경제체제와 정치체제를 부정하고 수정하고자는 거대한 인식과 계획의 전환 국면에 기반해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게 요구하는 근본적인 변화의 지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늘상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제시하는 “매우 포괄적인 타결”라는 어귀를 통해서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매우 포괄적인 타결”라는 것은, 중국의 국유기업 보호육성, 당과 국가가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들 중심의 첨단산업 발전,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자본시장, 그리고 외국투자기업의 기술이전 강요와 경영간섭 시도 등에 대한 근본적 수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혹은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부정 그리고 수정의 요구이며, 현재 강력한 경제에 대한 통제를 통해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국가체제를 부정하는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상은, 항시적으로 타국의 간섭과 침해를 금지하온 중국의 핵심이익과 정확하게 일치하며, 미국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중국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사안임을 인지하면서도 강력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현재 미국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초당적으로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지점으로서, 결코 유야무야 무마될 사안이 아님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무역, 기술, 주권을 단계적으로 제재하고 비판하는 미국의 제재 양상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요구하고자 하는 것이 중국의 근원적인 체제의 변화에 있음을 드러낸다. 초기 무역 분쟁의 경우 중국이 과잉생산의 문제를 갖고 있는 철강, 알루미늄, 판유리에 대한 관세 부과였다. 그후 기술 영역에 있어서는, 중국이 2050년 건국 100주년까지 이루고자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단계이자 대동사회라는 목표의 핵심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미국이 공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미국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틱톡과 화웨이 기업에 대한 제재가 그러하다. 주권의 경우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미국의 모습들이 드러난다. 그에 대한 사례로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대만에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는 무기를 수출하는 모습들 그리고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을 막아서는 법안을 미국의 국회의 제정하는 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상호 간의 체제를 부정하는 단계로까지 확산된 미중 분쟁은, 절대적인 승리자와 패배자가 존재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긴장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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