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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투더 폴리틱 Jan 30. 2021

올해 시진핑의 신년사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2020년의 중국을 평가하고, 2021년의 중국을 예측해보자

더욱 중요해진 시진핑의 신년사

 중국의 국가주석 시진핑은 매년 신년사를 발표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년사는 한 해의 중국의 국가운영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어 왔다. 중국의 하드파워로서 경제력과 군사력이 매년 큰 폭으로 증대되고, 미중 간의 갈등이 확대되는 흐름 속, 국제정치의 주요한 강대국으로서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는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번 글을 통해서, 2021년 신년사에 담긴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들과, 그 이면의 정치적 맥락과 함의를 살펴보자. 


코로나 19 사태 극복 강조

  시진핑 국가주석은 코로나 19 사태 속 중국 국민들의 “방역 활동”을 “방역의 대서사”(抗疫史诗) 혹은 “위대한 방역 정신”(伟大抗议精神)으로 다소 과장된 수사를 덧 붙여 표현하고, 코로나 19 사태 속 방역 활동에 고군분투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강조해 논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범함이 곧 위대함이며, 인민으로부터 영웅이 나온다.” (平凡铸就伟大,英雄来自人民)라며 ‘중국 인민’의 방역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코로나 19 사태 극복이 중국인의 위대한 민족성에 근거한다며, 현재 중국의 핵심 통치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하고 있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코드를 드러내기도 했다.(“事实再次证明,中国人民是伟大的人民、英勇的人民,一定能够继续创造令人刮目相看的人间奇迹!”)이는 곧 현재 중국이, 대외적으로 미국의 위협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코로나 19 사태의 위협이라는, 양면적인 위협을 적극적으로 민족주의과 애국주의의 코드로 수용해내며, 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을 지속시켜 나아가고 있는 면모를 드러낸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전국민의 노력으로 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하고, 중국이 세계 유일의 플러스 성장할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올해 국내 총생산(GDP)은 100조 위안의 새로운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중국의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로 급락하게 되었다. 이후 중국은 V자 회복을 실현했으나, 2020년의 경제성장률은 본래 목표치인 6%대에 아래인 2.3%(중국 국가통계국, 2019년 대비)에 머물렀다. 물론 세계 -4.4%, 미국 –4.3%, 유로존 –10.2%, 일본 –5.3%, 한국 –1.9%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이지만, 중국이 공언한 소강사회 달성의 목표 수치(6%대 이상)보다는 낮은 수추인 것이다. 또한 2021년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는 추세 속에서, 중국이 얼마나 안정적인 경제발전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는 대한 의문점은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강사회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 

 위와 같은 중국의 2020년 경제성장의 달성 여부가 특별하게 중요했던 이후는,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중국이 소강사회(小康社会) 건설을 달성하고자 했던 시점였기 때문이다. 소강 사회 건설은, ‘먹고 사는 문제로서 온포(温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발전과 함께 정치, 사회, 문화 발전을 종합적으로 달성하겠다는 국가 대전략의 일환이었다. 본래 소강사회 건설은 2020년까지의 전략으로 목표 설정이 되어있었지만,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경제성장이 둔화되며 2021년으로서의 목표 기점을 수정해야 했다. 

 무엇보다, 소강사회 건설의 핵심 목표는 중국의 빈곤퇴치 문제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3대 공방전이라고 불릴 만큼, 중국의 시급한 문제점들로서 빈곤퇴치, 환경개선 그리고 금융위기를 주창해왔다. 3대 공방전 중, 빈곤퇴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장 역점을 두어왔던 지점이었다. 이에 대해 2021년 신년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8년 동안 1억명의 농촌 빈곤 인무가 전부 빈곤에서 탈출했고, 832개의 빈곤 현 전부가 ‘빈곤’의 오명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작년 1개의 극빈지역을 시찰하며, 현장에서 탈빈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농촌 마을 사람들과 간부들을 격려했다. 이에 시진핑은 올해에도, 농촌의 부흥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며, 공동의 부유라는 목표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설파했다. 

 소강사회의 달성 여부 혹은 소강사회 건설의 성과를 창출해내는 것은 시진핑의 정치적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핵심 사안이다. 중국은 국가대전략으로 2021년을 소강사회달성의 마무리 해로 설정하고, 이후의 대전략으로서 2035년까지 중진국 수준의 국가로 성장, 그리고 2049년까지 초강대국 수준의 대동사회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서민들의 생계가 곤경에 빠진 상황 속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빈곤퇴치’ 및 ‘빈부격차의 해소’와 같은 경제적인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은, 소강사회가 마무리되었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중국의 주요한 민생 사안으로서 존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홍콩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

 시진핑 국가주석은 2020년 4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인해, 중국의 대내 및 대외적으로 큰 혼란이 있었던 사항에 대해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20년 신년사에서, 마카오 반환 70주년을 축하하고, 홍콩의 빠른 회복을 주장했던 바와는 상반된 태도였다. 2020년 신년사에서는 마카오의 성공적 실천이 ‘일국양제’의 시행가능성, 적합성, 민심을 얻었다고 평가하며, “진심으로 홍콩과 홍콩 동포들이 잘 되길 바랍니다.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홍콩 동포들의 바람이고, 조국 인민의 소망입니다.”라며 홍콩 내의 혼란이 조기에 종식될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었다. 또한, 미국의 적극적인 대만에 대한 외교적인 접촉을 통해 ‘하나의 중국의 원칙’을 위배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침묵’하는 정치적 자세는, 현재 중국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홍콩 내에서의 중국의 통제성 강화를 유지하겠 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홍콩의 민주화 세력에 대한 탄압 그리고 대만에 대한 공세적인 태도가 문제시되는 논쟁적인 사항을 굳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통해 재점화 시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처럼 중국은 ‘침묵’의 자세를 통해서, 2021년에도 중국 내부의 통일문제, 일국양제 문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소수민족 문제 및 주변국가와의 분쟁에 대해 자국의 핵심이익을 중심으로 관철해 나아갈 것임을 암시했다. 



첨단기술 발전에 더욱 집중할 2021년의 중국

 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자, 14차 5개년(2021~2025) 계획의 첫해이며,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건설의 첫해라는 점에서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전면 건설은, 2035년 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기 발전 청사진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향후 중국 발전에 대해 두 개의 100년, 즉 공산당 창당 100년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을 통해 사회주의적 방식으로 현대화를 완성해 세계최강 국가가 될 것임을 국가 목표로 제시한 바가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소강사회의 성과가 뚜렷하게 강조되지 못했지만, 소강사회의 마무리를 선언한 중국은 2035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을 ‘중등발달국가’의 중진국 수준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2035년 이후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50년까지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아젠다와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은 2021년을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기점으로 설정하고, 더욱 공세적인 중국의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0년 신년사에서도 짧게 언급되었듯이 중국의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구체적인 전략은, ‘고도의 질적 경제 발전 실시’(高质量发展深入实施)‘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주장하는 ‘고도의 질적 경제’라는 것은,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하는 중국의 제조업 기반의 쇄신과, 첨단기술에 대한 국외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술 및 브랜드 역량을 강화해 선진국형 제조업 인프라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의도는 현재 추진 중인 중국제조2025와 함께, 2021년 중에 발표된 14차 5개년(2021년~2025) 계획의 핵심사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의 산업고도화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고, AI, 빅데이터, 정보통신, 첨단장비, 바이오, 신소재, 신에너지차 등 신산업 육성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겉으로는 평화, 속으로는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2021년 신년사에서 현재 대외 정책의 주요한 노선인 ‘인류운명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를 강조하며, 코로나 19의 펜데믹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에 의료물자를 원조한 사례와 유럽과 투자협정을 채결한 사례를 강조했다. 인류운명공동체는 중국이 화평발전의 길을 견지하는 주변외교정책의 포괄적 개념으로 일컬어지며, 현재는 중국의 대외 정책의 기본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위와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수사적 표현을 통해, 중국에 대해 제기되는 위협론을 불식시키고,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의 면모를 강화시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는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이 바이러스의 기원지라고 집중적인 국제연론의 공격을 받은데 반해, 이후에 미국과 유럽의 서구 국가들이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국면은 전환되게 된다. 즉 중국은 코로나 19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다자주의적 무대에서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의료물자의 부족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게, 선제적인 물자 원조를 행하며 강대국의 책임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코로나 19사태 속 이탈리아의 코로나 19 확진자 숫자가 급속하게 증가할 때, 독일과 프랑스가 관련 물품 수출을 금지하며 상호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모습과,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19사태 대체에 대한 국제적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들 속에서 중국의 강대국으로서의 책임 정치의 면모가 재평가받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중국이 자국의 코로나 19사태 극복의 자화자찬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이탈리아 소셜미디어에서 #grazieCina(중국 고맙습니다)라는 해쉬태그가 유행하고, 중국이 선제적으로 아프리카와 같은 백신외교에서 소외된 국가에게 백신 공급을 약속하는 지점들 속에서 다시끔 바라보게 한다. 이와 같은 중국의 강대국 외교는, 코로나 19 펜더믹이라는 전세계적 위기 속에서 기존의 주요한 강대국들의 무책임한 태도들을 되돌아 보게 하며, 국제정치의 문제들 속에서 강대국들의 협력적인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과제로서 생각하게 한다.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중국의 2021년

 신년사의 말미에,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하며, 중국의 공산당이 미래에 더 큰 파고를 이겨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中华民族伟大复兴)을 이끌어내겠다는 목소리는 천명했다. 이는 곧, 중국이 대내 및 대외적으로 어떠한 위협이 직면해도, 관철시켜 나아가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드러낸다. 중국에게 맞딱 뜨릴 위협이 무엇인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는 현재 중국이 대외적으로 맞서고 있는 미국이라는 세계의 초강대국과, 중국 내부의 부정부패 및 소수민족 문제과 같은 사안에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환기시키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2022년은 중국의 제 20차 당 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중국의 정치체제에 있어 당대회는, 중국의 후계구도와 권력승계가 이뤄지는 정치적 장으로서 작용해왔을 만큼 중대한 정치적 이벤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임기가 연장돼 5년 임기를(2023년까지)를 수행하게 되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8년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2연임 제한을 철폐하며, 종신집권의 제도적인 기반을 확립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의 1인 독재 지배 시스템의 폐해에 대해서 경계하는 여론이 많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2021년 대내 및 대외적 지점에 있어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 내부의 우려와 비판적인 시선을 불식시킬 필요성이 존재한다. 

 2018년 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의 연임제한 철폐를 담은 개헌안의 통과가 내포한, 정치적인 정당성의 논거로는 미국과의 경쟁 과열과 보호무역 및 반세계화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강력한 당과 지도자’에 대한 중국 내부의 필요성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2022년 당대회를 앞두고 있음과 동시에, 코로나 19와 미국의 견제라는 대내 및 대외적인 위기가 가중 되는 상황 속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자신의 정치적인 존립 이유인 ‘강력한 지도자’의 면모를 더욱 공세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과 코로나 19라는 위기에 대응해, 국내 정치에서 더욱 강력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고취시켜 여론을 단결시키고, ‘인류운명공동체’라는 중국의 대외 노선에 입각해 미국의 견제를 회피함과 동시에, 다자주의 및 타 국가와의 양자적인 관계의 개선을 통해 대외적인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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