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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희감성 Apr 19. 2023

레몬향 나는 햇살 아래 단상

어느 유부녀의 향기로운 하루

예수님을 알고 나서 단순히 천국만 간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이 땅에서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도 넘치는 생명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생명력을 얻게 된 의외의 영역은 바로 나의 표현력이다. 


예수님을 알기 전에는 건조한 나의 삶처럼 말과 글도 상당히 건조했었는데 주님을 알고 그분의 사랑을 하나하나 작은 마이크로 단위, 급기야 나노 단위로까지 흡수하고 내재화하려 하다 보니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력까지 덤으로 섬세해지게 되었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나 자신의 기억을 위한 것이다. 마치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 하나하나를 입체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다 일깨워내려는 노력과도 같다.


내게 감사함이란 그런 것이다. 백색에 내제된 다양한 색들을 스펙트럼으로 다채롭게 뽑아내고 여러 장치와 기술들로 색들을 가공하듯 하나님 그분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나의 삶으로 뽑아내고 드러내는 예술 작업과도 같다. 


자연의 수많은 향들을 압축함으로써 추출해내고 이들을 조화롭게 조합함으로써 향수라는 작품을 만들어내듯이 감사함으로 주어진 삶의 모든 아름다움을 추출해냄으로써 일상도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메이크업 같기도 하다. 썩어질 육신의 못난 모습을 하나님만 만들 수 있는 순수한 금으로 덮어주셨던 것처럼 말이다. (출 25:23-28)


그런 따뜻하고 부드러운 하나님의 마음을 묵상하고 있노라면 내 일상은 저절로 특별해진다. 이런 묵상에 깊이 잠겨 있다 보면 날로 뜨거워지는 플로리다의 햇살에선 레몬향이 나는 것도 같다. 


코믹한 노래와 춤으로 아침을 깨워주는 남편의 재롱도, 샤워 후 내 몸을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달콤한 장미향 바디워시도, 갓 마친 빨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깨끗한 향기도, 하늘하늘 바람에 날리며 사각사각 시원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야자수 나뭇잎들도 모두 일상을 아름답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터치들이다. 


이처럼 내게는 일상의 작은 것들을 특별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갈 때가 진정한 행복이 창조되는 순간이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바로 이 순간을 예술화시키는 데 몰입하는 그 기쁨을 느끼는 즐거움에 매료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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