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 중간 어디쯤 Jul 25. 2023

욕 같은 칭찬

난 자타공인 애견인이다.

개를 사랑한다.

그냥 그렇다고..


동생이 아이들 먹이라고 준 요구르트를 냉장고에 넣어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놀던 형제들이 냉장고 앞에서 쑥떡쑥떡 거리더니  용케  찾아왔다.


둘째는

퐁~ 구멍을 뚫어서 먹기 시작한다.


최근 빨대 안 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첫째가 낑낑거리더니

나를 부른다.


엄마~ 이것 좀 도와주세요


응?


바로 옆에서 다 보고 있었기에 요구르트를 뜯어 달라는 부탁인 줄 대번에 알아챘다.


손으로 뜯는데

잘 안된다.

이럴 때는 이렇게 하면 돼~

입으로 껍질 끝을 딱 잡고 앞니에 힘을 꽉 준 뒤 한 번에 쫘~악! 벗겨냈다.

아주 완벽해서 뿌듯한 표정과 함께

 "엄마 잘하지?"

한마디 보탰다.


우와~ 엄마!! 개처럼 잘하네요!!!


그렇지..

개들이 입으로 뭘 엄청 잘하지

우리 집 퐁이도 그렇잖아...


하지만 칭찬인데 욕 같다.

혹시나 어디 가서 이렇게 말할까 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말 앞에  '개'를 붙이면  안 좋은 말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덧붙여 본다.


나랑 퐁이 (찍사 : 둘째)



작가의 이전글 감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