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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희 Dec 18. 2019

소녀의 꿀통

감기와 꿀과 소녀


감기로 아팠지만 기분이 좋다.
덕분에 조용히 생각하고, 집에서 밀린 서류업무같은걸 차분히 하던중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 이제서야 목을 위하는 행동을 분주히 하다가, 밀린 꿀을 다 먹고서 이제야 얼굴을 드러낸 오래된 꿀통을 발견.
아! 저 꿀! 이것은 운명인가, 저 꿀을 준 소녀가 어제 연락이 왔었는데.. 너무 신기한 순간이었다. 왜 그동안 저 꿀이 안보이다가 오늘 보이는걸까.


수년 전, 나는 3-4년 전쯤안가.. 했는데 그게 벌써 7년 전이라고 한다.
지금도 별거 없지만 그때는 더 별거 없던 내게
굳이 #송라이팅 을 배우고싶다며 경기도 연천에서 논현동 녹음실까지 왕복 4시간을 써가며 힘들게 오가던 소녀가 있었다.


내가 워낙 아이들 눈높이라 수업 반, 이야기 반(떡볶이 포함)으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몇달이었다.  
작사의시대 생도들은 사실 내가 배우는 것이 많은 관계이고, 이 친구야말로 나름 내 #유일한제자 였다
삶에 스토리가 많았고, 난 그걸 노래로 만들게 했고,처음 기타를 배워서 만드는 곡들이 깜짝 놀랄정도로 좋았다.

나랑 앞날에 대한 상의를 자주 했는데 난 나 말고 더 체계적인 곳에서 공부하도록 설득했고,그 소녀는 좋은 기관에서 그 시간들을 견뎌내 어느덧 스물두살의 #버클리입학생 이 되었다.

난 교수도 아니고 누굴 가르치기보다는 배울게 더 많은 사람이지만 오늘은 이렇게 #선생님 으로써 기쁘다.

이 친구의 음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분명 청출어람을 할것이다.

그러고보니 지금 딸 나이였던 열다섯 작은소녀가 이 꿀통을 품에 안고 두시간 기차타고 버스타고 걸어왔던 그 날이 생각난다.
목이 금방 나을 것 같다.

#이런게나의행복 #항상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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