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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쌍 Jan 24. 2022

플랜테리어를 꿈꾸죠

사무공간에 정서적인 여유를 담아내는 것!


나의 창업 준비는 인테리어 &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연히 그럴 것이 업종 특성상 필요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남달라야 했고, 예뻐야 했고, 그리고 나의 바람을 담아낼 수 있어야 했다. 그곳은 나의 첫 사무실었으니까.


전시제품 설계부터, 상담 공간 동선을 고려한 공간 구성까지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사무실이라는 전적인 형식 안에 가두고 싶지 않았던 , 나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사무실을 만들어야 했다. 다른 인테리어 공간 디자인 역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했다. 것이 창업의 시작이었다.




목공 시공을 준비하며 몇 날 며칠 밤새 몇 번이고 제도판 앞에서 설계도면을 다시 그려가며 수정했다. 나달 나달 해진 트레이싱지를 들고 다니며 공간마다 줄자로 현장을 실측하 또 실측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그 해 여름이 얼마나 더웠는지에어컨도 없는 그  현장에서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던 땀방울, 옷과 이마를 흠뻑 적신 시간 관한 이미지는 여전히 선명하다.  


2020년 8월 마지막 날,  달에 걸쳐 준비한 뿌쌍의 첫 번째 사무실이 완성되었다. 고민했던 시간들만큼, 공들인 설계였던 만큼, 먼지를 뒤집어써 가며 하나하나 손끝으로 직접 정성 들여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막까지 남겨두었던 데코 & 플랜테리어를 시작했다.


안팎으로 무심하게 심어두면 자라나는 꽃과 나무가 가득했던 유년시절 때문이었을까.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난 이후로 식물, 초록색을 갈망하다 못해 개인 온실을 갖고 싶은, 플랜테리어 공간을 꼭 만들어야겠다는 개인적인 향 & 욕망로 발전했다.


지난해 봄에 라임나무를 심어 놓았더니 여름에 꽃이 지며 작은 초록색 라임이 맺혔고, 무럭무럭 큰 라임은 오렌지처럼 자라버렸다. 차마 건드릴 수 없어 매일 변화를 관찰중이다.
나의 시그니처가 된 원목과 어우러진 플랜테리어 공간을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이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화초로 가득 채워진 녹색공간에서 숨 쉬는 일은 언제나 좋았다. 밤새 편안한 잠을 잤을 녀석들의 공간에 슬그머니 들어오는 싱그러운 아침의 상쾌함은 사무공간에 대한 애정이 배가되었다. 비싼 화분에 담아놓지 않았어도 다. 과도한 업무 특성상 사무공간의 플랜테리어는 Anti-stress에 큰 도움이 되었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면 녹음으로 가득한 주변이 마치 숲에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하여 컬러만으로도 매 순간 위로가 되었다.


실내공간에서 이러한 색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서, 예약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사무실이 너무 예쁘다'며 전해주는 사를 들으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부심도 생겨났다.


그래서 나는 매일 일상 중 눈에 띌 때마다 화초를 관리한다.

틈틈이 화초들을 둘러보며 조용히 말을 나누는 것은 비밀이다.


'잘 잤니? 잘 자라줘서 고마워!'


관심만큼 잘 자라 주는 식물들이다.


코로나 시대  '식테크' 열풍으로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이다. 초 하나에 몇 십만 원부터 몇 백만 원까지 화초를 팔아 경제활동을 한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식물을 그리 좋아한다지만 단연코 나에게 몇 십만 원을 호가하는 비화초는 없다. 또한 나의 플랜테리어 비싸고 키우기 어려운 까다로운 녀석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도 아니다. 적당량의 햇빛과 물만 주어도 알아서 잘 자라 주는 녀석들로 필터링된 녀석들만이 지금 이 공간 생존해 가고 있으므로 잡초인들 어쩌랴. 소중하게 잘 자라주면 그 녀석이 이 공간에서는 푸른 생명력만큼은 최고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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