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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쌍 Jul 05. 2022

어린이날 춘천 레고랜드에서의 하루

어린이날에 가지 말고 평소에 잘해주자!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만 5세 아이에게 기억에 남을 하루를 만들어 주기 위해 고민했죠.

여느 부모들처럼 저도 이것저것 생각하다 뉴스에서 본 레고랜드 개장을 떠올렸습니다. 평소 레고 블록놀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라 생각하고 그 바쁜 와중에 예약 완료!


어린이날 고랜드에 갈 계획이라고 이야기하자마자 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엄마에게 꼭 효도를 하겠다는 둥 5세 아이의 서비스가 확 달라지더군요. 여기까지는 바람직한 육아라 생각하여 부모로서 탁월한 선택을 하였다는 생각마저 들었던 그때... 사실은 멈췄어야 했습니다.

그날이 육아 역사상 가장 고되고 힘든 하루가 펼쳐질 것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죠.  


춘천에 있는 레고랜드!

대한민국에 정식 개장하는 최초의 "글로벌 프랜차이즈 테마파크"라는 이곳을 이미 다녀오신 분들을 잘 아실 겁니다. 얼마나 아이들이 좋아하는지, 하지만 부모는 얼마나 고된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말이죠. -.-;;


특히 어린이날이라는 일 년에 단 하루뿐인 날에 꼭 가야만 하는 이유는 절대로 없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은 부모 욕심에 선택해 놓고도 입구에 들어서기 전 차막힘에서부터 어이쿠~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고통스럽게 박제되었던 그날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 봅니다. 다시 생각만 해도 이쿠야~


강원도 춘천시 중도동 하중도에 위치한 레고랜드를 향해 줄지어선, 전국의 부모들이 헬게이트로 가기 위해 대기중인 도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서도 한참을 걸어야만 저멀리 잘 보이지도 않는  성곽의 형태... 공식 개장일이라 아직은 준비가 될 된 모습이라 이해하면서도 편의시설은 제로...
한 시간 여 줄지어선 끝에 겨우겨우 입구 근처로 진입했지만, 중도유적 파괴를 홍보하는 시위대를 만나게 되고, 아이에게 역사 유적지를 설명하게 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중도 유적이란
레고랜드 코리아가 부지를 찾다가 중도를 선택하였는데, 하필이면 공사가 진행되던 도중 선사시대 유적이 발굴되는 바람에 엄청난 난관을 겪었다고 합니다. 선사시대 유적이 발굴되어 이를 어떻게 보존할지 방도를 모색하면서 그동안 삽조차 제대로 못 뜨고 있었다가 해당 부지는 유적공원 및 박물관을 만들기로 하였지만 아직 삽도 안 뜬 상태고, 레고랜드 한편에 출토 유물들을 방치하고 있어 유적공원 및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태이다. 정식 개장 코앞 춘천 레고랜드... 출토 유물은 수년째 방치...

-출처 : 나무위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참조

정작 중도 유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갔다가 시민단체의 시위를 보고서야 부랴부랴 검색하고 아이에게 역사를 설명하는 상황이 벌어졌죠. 아이에게 레고랜드가 우리에게 꼭 필요했을까?를 되묻게 되는 역사수업 현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위대가 저지당하는 모습에 그러한 역사의식도 없이 돈을 내고 여기까지 온 사람으로서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그처럼 관람객들로 웅성웅성한 분위기 속에 한 발 한 발 전진하며 입장하게 되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경호인력들과 맞서는 시위대 사이를 뚫고 안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서게 되는 레고랜드의 시작이었죠.


약 한 시간 반을 대기한 끝에 입장하여 지도를 얻고, 시설물 안내를 받으며 동선을 직접 결정하는 아이. 설레인다며 흥분의 도가니였기에 이쯤되니 부모의 마음도 풀린듯 했습니다.
레고작품으로 전시된 미니어처 서울광장입니다. 레고조립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참 좋은 전시장입니다만... 이 부분을 더 강화했었으면 훨씬 좋았겠죠.
마구 뛰어들어가는 아이를 따라 동심의 세계를 이해하는 시간, 레고로 만들어진 작품도 보이고, 일부 사행성(!) 시설도 보이지만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추가비용 필수!
뭐 하나 하려면 끝도 없는 대기줄... 한 시간 줄을 서 5분 체험하고 나와 또 한 시간 대기... 어른도 이렇게 허리와 다리가 아픈데 아이는 오죽할까 싶어 업어주기를 반복!
만5세 아이들은 이런 놀이시설의 VVIP일텐데 그들의 높이에 맞는 세면대가 없었다는게 인테리어 디자이너 엄마마음으로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낮춰주었으면 더 좋았겠죠?
신나는 물대포 놀이는 정말 좋았습니다. 시원하게 흠뻑 젖어가며 모르는 이들과도 놀이가 가능하게 하여 아이는 가장 기억에 남았다 하였더라죠. 우비 꼭 챙겨오세요.
기념품 매장이 곳곳에 있는데, 레고블록부터 가방, 모자 등등 다양한 레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들어가면 빈손으로 빠져나올 재간이 없는 돈 먹는 하마굴! --+


그럼 아이는 이토록 즐거워하는 곳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엄마는 왜 이렇게 불평불만인 것일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편의시설 부족

물론 설계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 못한 무지를 탓하며 적어보자면 화장실 접근성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주차장에서 주입구까지 가는 동안에 대기해야 하는 동선이 길게는 한 시간 이상으로 굉장히 깁니다.


어린이날에는 주차장에서 주 입구까지 가는 셔틀을 탈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구간을 모두가 줄을 서 있었으니까요. 많은 관람인원 대기를 고려하여 뙤약볕 아래 무작정 서 있어야 하는 동선을 만들었겠지만, 화장실이 너무 멀리 있어 주로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오는 부모들은 줄 서기를 반복해야 했죠. 그리고 줄 서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시설물들에서 피로를 먼저 느껴버리니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따라올 흐뭇함이 반감되더군요.


셔틀구간에도 곳곳에 편의시설을 배치해 두면 더 좋았겠죠. ^^;;


2. 놀이시설이야 체력훈련장이야?

오롯이 부모의 체력테스트용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 소방훈련 등등 여러 놀이시설을 경험하며, 아니 여기까지 와서도 이 고생을 하며 놀아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외 여러 놀이시설을 다녀보았지만 이곳에 있는 놀이시설은 돈 내고 입장하여 즐기기보다는 부모들은 사서 고생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모의 힘을 요구하는 놀이시설 왜 만들었어요? 부모들은 좀 편하게 하루 흐뭇한 마음으로 아이들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놀이시설 만들어 주면 안되나요?


열심히 주어진 시간 안에 펌프질을 쉼 없이 해야만 겨우 앞으로 나가는 소방차 등등을 가동하며 정말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지요. ㅠㅠ  어디를 가서 놀아도 지금껏 이런 놀이기구는 없었는데 한 시간 줄 서서 기다릴 때마다 이런 고생을 반복하니 왜 이런 놀이기구들을 배했는지 설계자의 의도가 궁금해지더랍니다.


이곳에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이상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놀이기구를 즐기고, 부모들은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신나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시간을 주어지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이 너무나 좋아했지 부모는 이럴려고 돈 내고 놀러온게 아닙니다. ㅠㅠ


3. 레고 블록 체험장은 없었어?

물론 예약하면서 레고랜드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살펴보기는 했었지만 말이죠. 레고를 좋아하는 아이의 엄마로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대형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착각이었습니다.


레고랜드라는 특성상 들어서면 최소 한 시간 이상 아이와 함께 집에 없는 형태의 레고 블록을 조립하며 놀다 나올 수 있는, 이른바 엄청난 블록들이 쌓여 있는 거대한 레고 조립 실내놀이터를 막연하게 생각했던 저로서는 당황했더라죠.


조립된 레고 조형물을 눈으로만 감상하고, C자 레고 손이 붙어 있어 이곳이 레고랜드임을 인식할 수 있는 놀이시설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는 멀리서 달려와 기나긴 대기줄을 뚫고 들어온 것으로는 상당히 아쉬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레고랜드 호텔 숙박

워낙에 전 세계 호텔을 주제로 한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와 어려서부터 그런 엄마를 따라 다양한 호텔을 다니며 호텔 사랑이 각별한 아이다 보니 끝까지 망설였던 것이 레고랜드 호텔 숙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결론은 '아니올시다'였습니다.

바로 사악한 가격 때문이지요. 그 정도 시설 대비 가격이 너무나 터무니없이 비싸다 판단했기 때문에 아이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볼까 하는 마음을 깨끗하게 접었습니다.


그 대신 하룻밤이 아닌 매일 밤 잠들  수 있는 아이방을 소품을 사용해 멋지게 인테리어 해 주기로 마음을 정했죠. 그 비용에 조금만 더 투자 조금만 신경 쓰면 아이방을 그보다 더 멋지게 만들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리모델링 전문가 엄마는 레고랜드 호텔 1박에 한 푼도 쓰지 않았습니다. ^^;;


아, 물론 불만만 가득해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그 대신 정말 좋은 것도 있었습니다!


1. 4D 공연 추천

팔라스 4D 시네마 (Palace 4D Cinema)는 정말 좋았습니다. 스포 방지를 위해 자세한 설명 생략! 레고랜드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소리를 들으며, 부모로서는 잠시 휴식이 되어 일석이조의 시간이었습니다.


닌자고 라이브 공연 (LEGO® NINJAGO® Live)도 아이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만큼 수준 높은 편이라 잠시 긴 대기줄을 피하고 싶을 때 적절하게 동선을 짜시면 부모에게는 꿀휴식 시간 완성입니다!



::::::::결론::::::::

아이는 즐겁고, 어른은 힘들고, 공연은 볼 만하고,  레고랜드 로고가 박힌 비닐가방을 살까 말까를 계산하는 대기줄 내내, 그리고 끝까지 망설였던 Shop에서의 경험, 호텔은 가성비 대비 투자하지 않기를 선택했던 여기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LEGOLAND® Korea Resort (LLKR) 당일치기 체험이었습니다.


이렇게 길게 소개하였음에도 체력 자랑을 위해 꼭 방문할 계획을 세우신다면 주말, 휴일이 아닌 평일 하루 아이들과 시간 내어 다녀오시기를 추천추천 드립니담!


**절대주의**

휴일에 가면 기나긴 대기줄에 부모님의 하루가 코팅되어 버릴 수도 있어요.

그리고 더운 날 가지 마세요. 녹아버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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