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목서가 필 때 남해에 가겠다고 생각한 지도 몇 년이 된 것같은데 아직도 가보지 못했다. 늘 이맘 때가 가장 바쁘다. 일은 쌓여만 가고, 고사장님은 금목서 지는 향이 짜랑짜랑하다 하고, 이렇게 남해도 못 가는데 왜 사나 한탄하다 약간 눈이 돌아버려서 술김에 몽도를 예약하는 것이 약간의 코스.. 그래서 어쩐지 몇년 째 추울 때만 남해에 간다.
집에서 몽도까지는 쉬지 않고 가면 4시간 정도 걸린다. 한번에 가지않고 경유를 하면서 가는 것이 장거리 여행의 재미다. 어디를 들렀다가 어디로 돌아올까? 이번엔 내려가는 길엔 전주에 들러 풍년제과에서 땅콩전병하고 초코소라빵을 샀다. 초코소라빵은 그 자리에서 다 먹고 땅콩전병은 가는 길에 차에서도 먹고 이틀 안주로도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하동에 들러 현사장님이 소개해준 명종식당 돈가스를 포장해다가 섬진강 송림에 앉아서 먹고, 축지리에 가서 감나무 동네를 구경했다. 하동에서 구례로 이어지는 섬진강 길을 따라 올라가다 토지면에서 다슬기수제비를 먹고 집으로. 적고 보니 남해 여행의 아니라 남해로 가는 여정의 여행이었네.. 맥주와 책과 잠과 돌로 향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