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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Nov 21. 2024

사람은 '정상-비정상'사이의 경계선에 서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후기

※ 드라마의 전반적인 내용(스포)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컷 출처-


좌) 수간호사(송효신/이정은)   ,   우) 간호 1년 차 신입(정다은/박보영)


웹툰 원작이자 웹툰작가의 경험(정신병동의 6년 경력)을 각색하여 풀어낸 드라마로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들어봤거나 알고 있던 정신병들, 처음 들어보는 병들도 드라마에서 소개되며 짧은 드라마이기에 소개되지 않은 병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간략히 시놉시스는 '정신의학과로 처음 오게 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라고 되어있으나 너무 추상적이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너무 친절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이 정신의학과로 배정되어 다양한 정신병 환자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또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성장하는 힐링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주변인물들도 서사와 매력이 넘쳐서 주변인물의 서사에 함께 웃고 또 설레었던 드라마네요.

둘의 사이를 응원하게 되는 '황여환 의사(장률)- 민들레 간호사(이이담)'


넷플릭스를 들어가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보이지만 막상 너무 많기에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보기를 결정한 게 정말 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병'이라는 소재가 참 어렵고 망설여지는 소재이지만 원작이 있고 또 경험을 녹여냈기에 더욱 사실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다쳤을 때 회복되는 상처가 있고 또 평생을 가져가야 되는 흉터가 있듯이,

정신병 또한 관리를 통해 나아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있더군요.

대사를 보며 씁쓸하기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어디서 들었던 말인데 '정작 정신병원에 와야 할 사람이 아닌 그런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는 말이 드라마를 보며 생각이 났습니다.


드라마의 1~6화 까지는 마치 '해피엔딩'이 정해져 있는 밝은 분위기의 드라마의 요소를 띄고 있지만,

7화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쉽게 극복하기 힘든 병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분위기는 180도 바뀝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밤이 있으면 낮이 있는 것처럼, 늘 좋은 일만 있는 것도 또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기에 우리는 매일매일을 살아갑니다.

사람에 의해 상처받기도 하지만 사람에 의해 치유되기도 하는 것처럼요.



우리는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고, 다른 상처가 생기면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낫는 것처럼

정신병 또한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기에


'낙인효과'를 찍지 않기를 바라는 사회가 오길 바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p.s 명대사가 너무 많아 몇 개 추려봅니다.



-모든 병은 상실에서 온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거나, 자기 자신을 잃었거나 또는 행복한 순간들을 잃었거나. 그럴 때 우린 이제 너무나 뻔해서 얘기하는 사람조차 낡아 보이는 희망이라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 뻔한 희망, 그 뻔한 희망을 찾기 위해 우리들은 여기에 있다.


보면 항문외과 환자랑 정신과 환자들의 공통점이 꼭 있어. 왜 병원을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피하려고만 해요? 병은 그냥 병일뿐이잖아.


- 네가 무슨 범죄자라도 되니? 정신병 그게 뭐 우울증 걸린 게 뭐. 누군들 아프고 싶어서 아프니?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남 눈치를 봐야 되는 건데. 다른 사람들 너 비난할 권리 없어. 자꾸 쪼그라들지 마. 그럼 다들 그래도 되는지 알아.


 정신병은 관리의 병이래요. 하루 이틀이 아닌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 우울하면 우울한 데로 다 얘기해 줘요. 저는 다은씨가 혼자 비 맞을 때 우산 씌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비 맞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경계에 서있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서있던 병희는 자신만의 해답을 찾았고, 불안과 안정의 경계에 있던 유찬은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방법을 찾았다. 우울과 비우울의 경계에 있던 나는 우울보다 먼저 찾아와 주는 그 사람이 생겼다. 우린 모두 낮과 밤을 오가며 산다.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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