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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수다

수다 습관은 협상 능력이 된다

사교육비,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돈!  

   


 따져보자. 아이가 다녔거나 다니고 있는 학원과 비용을 한 번 적어보는 거다. 초등학생의 경우, 단과학원이 보통 영어 포함 50만 원 이상, 논술 20만 원, 피아노 15만 원, 태권도 15만 원, 미술 15만 원 적게 따져도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학원을 보내봤더니 어땠는가? 아이는 국, 영, 수 포함 모든 과목에 능통하고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며 주어진 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던가? 즐겁게 배우고 마음껏 활용하며 시간을 행복하게 쓰고 있냐는 말이다.

 한 달에 100만 원이면 1년이면 1,200만 원이다.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사교육에 퍼부으면서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어한다. 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억지로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뺑뺑이 돌리며 할 일, 다했다는 안도감에 빠지는 부모를 적지 않게 봤다. 물론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책을 사서 읽고 있는 독자는 내 아이 내가 한번 가르쳐 보겠다는 마음을 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교, 학원에서 10시간이 엄마랑 하면 1시간에 끝


 학교와 학원에서는 많은 아이가 한 명의 교사와 함께 공부한다. 신이 아닌 이상 아이들 각자의 특성과 기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한 아이 한 아이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없다.      

 생각해 보자.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 아이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일주일만 지켜봐도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의 기질과 특성을 제일 잘 아는 것도 엄마다.     

 간혹 “나는 내 아이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요. 도대체 저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다니까요. 아니,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엄마를 만난다. 엄마가 모르는데 선생님이라고 알까?      

 학교나 학원 선생님이 아무리 능력이 좋은 분이라고 해도 많은 아이를 똑같은 에너지로 알뜰히 살피기는 어렵다. 10명의 아이를 같은 에너지로 한 아이 한 아이 지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가 알 수 없는 아이를 선생님은 10배 더 알기 힘든 이유다.      

 아이와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며 시간을 보낸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를 수가 없다. 10명의 아이를 키우는 집은 흔치 않다. 내 아이 하나, 혹은 둘, 드물게는 셋! 괜찮다. 3시간을 투자해보자.   


        

옆집 아이에서 타국 아이까지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야말로 수다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경험한 그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도 덩달아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한다. 주제를 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거다.      

 이야기하다 보면 별의별 얘기를 다 한다. 친구에 관한 이야기, 친한 친구, 덜 친한 친구는 물론이고 옆집 아이에서부터 타국 아이까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아이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그 상상을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것이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웹툰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아이와의 수다는 여러 가지 영감을 준다. 수업과 연결하여 주제가 되기도 하고 글감이 되기도 한다. 교과와 연결하여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토론으로 이어지고 논쟁을 하기도 한다. 아이와의 수다가 탄생시킨 것이 체험 논술이다.      

 체험 논술 논제를 하나씩 찾고 만들고 그리고 노래 부르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둘이서 하던 것을 옆집 아이와 하게 되고 그것이 커리큘럼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6년!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가르치고 배웠다.          



하루 4시간 일하고 5백 번다


 학습 코칭을 한 지는 15년 차,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아이가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부모교육지도사 자격을 취득하고 강의와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교사와 아이, 부모가 트라이앵글이 되어 에너지를 나눌 때 옥소리가 난다.      

 아이와의 수다가 놀이학습으로 이어지고 교과 학습으로 이어졌다. 요일별 커리큘럼이 완성되고 현수막을 걸었다. 두 명이 스무 명이 됐을 때 월수입이 4백이 되었다. 내 아이도 함께 지도했으니 실제 수입은 5백이 넘는 셈이다.     

 하루 3시간 2교시, 하루 1시간 전화 코치를 하고 번 돈이 5백이다.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주말에도 아이들을 불러 함께 책을 읽었다.      

 아이와의 돈 버는 수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이와 수다만 잘 떨어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아이와 수다하지 않으면 쓰지 않아야 할 돈이 쓰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가 입을 닫는 순간 조상보다 먼 사이가 될 수 있다. 사춘기라는 변명 속에 아이를 묻어두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이와의 수다는 잃을 돈을 막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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