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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트리 Jan 03. 2024

모든 순간의 물리학(카를로 로벨리)

2023년의 마지막 책

[우리 아파트 단지 독서 동아리]

  퇴직 후 3개월째인 11월부터 아파트 단지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5년부터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 살았으니 8년째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직장생활로 바쁘다고 해도 아파트 관리실에 인접한 건물에 위치한 도서관을 몰랐다니 한심스럽기도 했다. 웬만한 학교 도서관보다 많은 책들이 소장되어 있고 사서선생님도 반일 상주한다. 2개의 독서동아리가 각각 주 1회 모여서 책 이야기를 한다. 그중 난 수요일 독서 동아리에 참여했다. 집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과 아파트 도서관이 모임장소라는 것이 가장 맘에 들었다. 퇴직하면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쭈욱 했었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라도 해야 책을 읽을 것 같아서이다. 동아리 회원이 약 2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정기적으로 나오는 회원은 절반 정도이다. 적정한 숫자인 것 같다. 나이는 30대부터 60대까지 고루 퍼져있고 대다수가 현 초중고 학부모이다. 친정 올케들, 시댁 동서들 또래이므로 크게 낯설지는 않지만 내가 가장 연장자이니 조심스럽기도 하다. 매주 2시간 동안 읽은 책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용감한 회원이 책을 읽고 나서도 책 내용이 이해 안 된다고 말하면, 회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구동성으로 공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학교문화와는 다르게 분위기가 자유롭고 활발해서 좋다. 학교 독서 동아리활동에 참여해본 적이 있는데 책을 읽지 않고 참석하는 것은 물론, 의견을 나누는 상황에서도 소극적이었던 기억이다. 학교와 달리 책을 직접 구입하거나 도서관을 통해 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책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지만 단톡을 통해 서로 빌려주기도 한다. 어떻게 해서라도 읽고 참석, 뭔가 말할 거리를 메모해오는 분위기이다. 때로는 회원 간 다른 회원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말하기를 독차지하는 경우도 있어 민망함을 느낄 때도 있다. 내가 그런 경우도 있는데 집에 가서야 깨닫게 된다. 독서동아리는 성장을 돕는 모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읽고]

  오늘 함께 나눈 책이 카를로 로벨리의 2023년 "모든 순간의 물리학"(카를로 로벨리/ 김현주 역)이다. 


 . 이 책은 아래에서 보듯이 총 6장으로 100쪽 남짓 아주 얇고 간단할 것 같은 강의 형식이다

  무조건 읽어야만 해서 단숨에 읽었다. 읽고 나서도 무슨 의미인지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과학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고교시절 화학시간을 포함하여 물리시간에 뭘 배웠는지? 기억에 남는 것은 늘 우리 학생들이 못마땅해서인지 찌푸렸던 선생님의 모습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껏 살면서 과학 분야를 잘 모른다 해도 직장생활, 일상에서 그다지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고 지냈다. 그런데 지금 이책을 읽어야 하고 함께 토론를 하며 의견을 주고받아야 할 상황이다. 어려웠던 즐겁지 않았던 과학수업이 떠올려지며 이 책읽기도 스트레스이다. 평생교육, 성장을 위한 배움을 계속해야 해야만 하는 것.. 이런 내용들은 퇴직 전 연수에서 자주 들었던 주제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긍정의 맘을 갖고 이 책에 관한 정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물리학이라는 특정분야인데 이 책이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라는 것, 물리학을 전혀 몰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있다는 것, 이 책을 읽고 난 후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 죽음의 의미마저 다르게 느껴진다 등등 엄청 대단한 책이라는 것에 나도 공감이 될지 궁금해졌다. 


   다시 이 책을 펴서 꼼꼼히 다시 살펴볼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어째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 일까? 에 의문을 갖고 다시 들여다보았다. 저자는 우리가 대체로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  책을 전개하지는 않아 보인다. 당시 현대물리학의 기초를 다지고 있던 영국 아이작 뉴턴의 '만유인력'과 대치 상황이었다는 것, 뉴튼 이론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후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고군분투해서 1915년 11월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 등 이런 아인슈타인의 투지력은 후배 과학자들에게 대단한 영감을 불어넣어주었을 것 같다. 책에서 인상에 남는 표현은 '시간이 동일하게 흐르지 않는다. 그 예로 중력이 약한 곳인 산에서 자란 쌍둥이가 바다에서 자란 쌍둥이보다 빨리 늙는다'. 이다.


  우리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재미있고 쉽다. 다시 읽어보면 무엇을 읽었는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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