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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잉 Sep 20. 2022

웹과 앱 중 글을 읽기 편한 건 어느 쪽일까?

닐슨 노먼 그룹 모바일 UX 스터디 (3)


들어가기에 앞서….

이 아티클은 닐슨 노먼 그룹의 <모바일 UX : 학습 가이드>의 '모바일 콘텐츠(Content on Mobile)' 카테고리 '모바일 장치에서 콘텐츠 읽기(Reading Content on Mobile Devices)' 기사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기사가 2016년 12월에 작성되었기 때문에 내용 및 수치가 오늘날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010년 앨버타 대학의 연구원들은 데스크톱과 랩톱(이하 데스크톱으로 통일) 디바이스가 아닌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읽을 때 이해력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간 내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의 화면에서 적은 양의 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에 글의 문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시간이 지난 오늘 해당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여전히 유효할까요?




1. 그래서 닐슨 노먼 그룹이 알아봤습니다


닐슨 노먼 그룹은 2010년 앨버타 대학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할 기대로 데스크톱 디바이스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다양한 주제와 난이도를 가진 아티클을 읽는 실험을 27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는데요. 이들의 두 가지 핵심 가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데스크톱 디바이스보다 모바일 디바이스로
아티클을 읽었을 때 독해력이 떨어질 것이다


2) 읽기 어려운 아티클은 데스크톱 디바이스 이해도보다
모바일 디바이스 이해도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음으로 이들은 아티클 콘텐츠 기준을 세웠는데요. 아티클을 평균 길이와 읽기 수준에 따라 '쉬운 아티클''어려운 아티클'로 나누었습니다.

• 쉬운 아티클 - 평균 404 단어 / 평균 8학년(중학교 1학년) 수준
• 어려운 아티클 - 평균 988 단어 / 평균 12학년(고등학교 2학년) 수준


마지막으로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전체 아티클 중 절반은 데스크톱 디바이스나머지 절반은 모바일 디바이스로 읽게 했습니다. 그 후 아티클 내용을 객관식 문제로 내 방금 읽은 정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했습니다.

전체 아티클 - 절반 : 데스크톱 디바이스 / 나머지 절반 : 모바일 디바이스
→ 이를 객관식 문제로 이해도 평가




2. 어느 쪽이 높은 이해도를 가졌을까?


닐슨 노먼 그룹은 실험 결과로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었는데요. 기존 앨버타 대학의 연구 결과와 다르게 디바이스 간 아티클 이해도에서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이해도 점수가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려운 내용의 아티클이 이해도 점수는 낮았지만 쉬운 내용의 아티클과 차이가 극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 NNgroup)




3. 읽는 속도는 어느 쪽이 빨랐을까?


대면 리서치의 경우 각 기사를 읽은 소비 시간을 체크했는데요. 아티클의 길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전체 읽기 시간을 분석하는 대신 기사를 읽은 시간을 기사의 길이(단어)로 나눈 것으로 정의해 읽기 속도를 비교했습니다.

기사를 읽는 속도 = 기사를 읽은 시간 / 기사의 길이(단어)


그 결과 쉬운 아티클의 경우 두 기기 모두 읽는 속도가 빨랐지만, 어려운 아티클의 경우 데스크톱보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읽는 속도가 더 오래 걸렸습니다.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단어를 읽을 때 30밀리 초(0.03초)를 더 소비했습니다)

(이미지 : NNgroup)




4.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기존 연구 결과와 다르게 기기 간 이해도 차이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참가자의 읽기 속도 차이를 고려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어려운 아티클을 읽을 때 데스크톱 디바이스와 동일한 수준의 이해를 위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다음 중 하나를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1) 더 주의 깊게 읽고
잠재적으로 관련 있는 정보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


2) 방금 읽었던 내용을 다시 읽거나
특정 구역으로 이동해 내용을 재탐색하는 노력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속도-정확도의 절충'으로 표현합니다. 참가자는 문맥을 이해하기 위해(정확도) 위와 같은 수행으로 속도를 줄여야만 했던 것입니다. 이는 글의 이해도가 기기 간 가독성에 비견될 수 있는 반면, 내용의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읽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 하지만 닐슨 노먼 그룹 연구도 한계가 있지비~


닐슨 노먼 그룹은 해당 연구가 앞선 앨버타 대학의 연구와 다른 결과를 가져온 몇 가지 잠재적 이유를 명시했습니다.


1) 앨버타 대학이 연구에 활용한 아티클이 매우 어려운 내용(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관련된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 참가자가 적절한 읽기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해력 일부를 희생했기 때문입니다.

2) 지난 6년간 모바일 디바이스 해상도가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 당시 연구에 사용된 iPhone 3 보다 6.5배 많은 픽셀로 더 크고 선명해진 iPhone 7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3) 일부 참가자 군이 데스크톱보다 모바일 디바이스로 글을 읽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 엄지 스크롤(스와이프) 액션이 마우스 휠을 스크롤하는 것보다 더 익숙하다고 언급했습니다.

→ 데스크톱에 비해 모바일 디바이스가 한 번에 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되어 있지만 텍스트 외적인 요소(ex. 광고)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아티클과 같은 순차 읽기 콘텐츠에 보다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6. 이해도가 비슷하다면 모바일이 더 편한 거 아닌가?


아티클과 같은 선형(순차)적인 콘텐츠의 경우 두 기기 간 이해도가 동등한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모바일 디바이스가 데스크톱 디바이스만큼 절대적인 사용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할까요? 닐슨 노먼 그룹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아님을 말합니다.


1)
해당 연구는 아티클이라는 특정 콘텐츠의 연구 결과로 대다수의 온라인 작업은 독해력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요구함. (예를 들어 전자 상거래의 경우 콘텐츠 간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됨) 이처럼 온라인 활동은 콘텐츠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용성이 크게 달라짐.
2)
두 기기 간 이해도 점수가 비슷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읽기 속도를 대가로 치름. 앞선 연구 결과 아티클이 어려울수록 속도 간격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따라서 이해도와 읽기 속도는 작업 수행 기준의 한 측면으로 이해해야 함.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




7. 글을 마무리하며….


(이미지 : Search Engine Journal)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기 간 연동성이 좋아진 오늘, 어떤 기기를 기준으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할까요? 각 서비스 특성마다 다르겠지만 닐슨 노먼 그룹은 불변의 법칙으로 온라인 콘텐츠의 정보 간결성과 우선순위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금융, 의료, 과학, 정부 기관 등 특정 도메인의 콘텐츠는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선 닐슨 노먼 그룹의 연구처럼 사용자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는 좋은 경험이 아니며 사용자가 이탈할 수 있는 주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보다 나은 경험을 위해선 공급자 관점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콘텐츠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미지 : 한국금융신문)

이러한 경험 설계에 적합한 국내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 '토스'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벽이 높은 금융 콘텐츠를 친근한 보이스 톤과 심리스한 플로우로 쉽고 간편한 경험을 일관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과 다른 차원의 정보 접근성 경험(ex. UX writing)은 큰 브랜드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산업이 발전하며 의료, 과학 등 높은 이해력을 요구하는 분야 또한 생활 속 깊이 침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분야에서도 사용자 관점에서 직관적인 이해를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하며 모바일 콘텐츠와 관련된 글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다음 스터디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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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우 (Shin You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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