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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Lee Jul 28. 2019

돈이 필요한 거니? 인정받고 싶은 거니?

[돈] -박누리-,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내 글들을 읽어본 분들은 눈치챘겠지만 제목과 영화 그리고 책이 그렇게 연관이 없다. 

그냥 읽고 보면서 떠오른 잡념들을 끄적이고 있다. 


이 글은 제목과 영화가 중점이 될 것이고, 책 팩트풀니스는 내 주장을 하는데 필요한 사실이 담겨있어서 나 책 좀 보는 사람입니다 하고 뽐내려고 언급한 것이다.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심리적으론 타인에게 좀 있어보이려고 하는 짓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은 무의식에 각인되어 있는 욕구를 숨기고 있는 것뿐이고, 나는 그냥 대놓고 나는 이런 놈이요라고 표현한다고 보면 된다. 





박누리 감독의 영화 "돈" 

류준열, 유지태 주연이라 일단 봤다. 그리고 여배우 원진아가 나오는데 이 매력적인 분은 잠시 후에 사진으로 만나보자. 


지방대 나와서 빽도 줄도 없는 조일현(류준열)은 미친 암기력으로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다. 하지만 10개월이 되도록 제대로 된 실적도 없이 실력 발휘는커녕 실수를 저지르며("아... 시발, 5번 들었는데도 못 알아 들었다...") 직장상사 앞에서 멍멍이 같은 주사를 부리는 모습까지 보인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쯧쯧~


해고가 눈앞에 있는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으니. 원래 절박하면 뭐든 한다! 번호표(유지태)라 불리는 증권가 암흑세계의 큰 손과 일할 기회를 잡은 조일현. 원래 삶과 투자가 고위험 고수익 아니었던가. 번호표의 제안이 불법이긴 하지만 돈이 억 단위 수익이다. 


불법이면서 수사를 하면 불법이 아닌 짓거리. 대기업이나 기득권이 (모두가 아니라 특정 집단) 하는 방식. 7억 에서 시작해 25억, 300억이 되어가는 그의 배당금에 목숨의 위협도 느끼지만 이젠 빠질 수도 없는 상황. 그러는 동안 온갖 나쁜 짓으로 천문학적 돈을 버는 번호표에게 조일현은 한 가지 궁금한 생각이 든다.


"그렇게 벌어서 어따 쓰려고 했는지?"


나도 궁금하다. 

주변에 밀러언에어(백만장자) 들이 몇몇 있는데 그들은 더 많은 돈을 원하고, 영화에서도 조일현은 더 많은 돈을 원한다. 그리고 번호표는 평생 쓰고도 남을 만큼 돈이 많은데 왜 굳이 위험한 일을 자꾸 하냐는 질문에 


"재밌잖아" 라고 답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누군가의 사업과, 가정, 부와 명예를 망하게 만드는 일이 재밌어서 돈을 버는 사람들. 




책 <팩트풀니스> Factfulness를 언급하기 전에 잠깐 눈호강을 하고 가보자. 


영화에서 박시은 대리로 나오는 원진아, [롱 리브 더 킹 : 목표 영웅]에서도 나왔는데 처음 보고 여배우 박수애와 김민정이 생각났다. 

박수애
원진아
김민정

박수애씨와 김민정씨는 분명 다른 느낌이지만 가운데 원진아씨는 둘 다 떠오른다. 

셋의 공통점은 뭐랄까~ 아름답다, 청순하다, 단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빛에 사연이 있어 보인다.

하... 내가 여자 연예인을 검색하고 자빠졌네.... 나도 어쩔 수 없는 시각적 동물인가 봄...



다시 품위 있는 척으로 돌아가서, 책에선 세계 소득 수준을 4단계로 나누고 기대수명을 세로축, 소득을 가로축으로 한 도표를 보여준다. 

출처 <팩트풀니스> 표지 다음 장

소득 1단계: 하루 소득 2달러 이하로 상수도 시설은 없고 물을 얻기 위해선 몇 시간을 걸어서 가야 한다. 이동수단은 맨발로 걷는 것이다고 자전거나 버스는 엄두도 못 낸다. 요리는 장작을 구해와 불을 지펴야한다. 가족은 늘 배가 고프다. 세계 인구 70억 중 10억이 이런 생활을 한다. 


소득 2단계:  소득이 4배 이상이 되었다 하루 2 ~ 8달러는 벌고 여전히 상하수도 시설은 없지만 적어도 자전거를 타고 물을 길으러 갈 수 있다. 음식을 장만하고 3달러 정도의 돈도 남아 의식주를 제외한 생필품을 살 수 있다. 요리는 가스버너를 쓰고 밥그릇과 숟가락도 사용한다.  세계 인구의 30억 정도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소득 3단계: 소득이 하루 8 ~ 32 달러로, 자는 시간 빼고는 일만 하며 쉬는 날도 없이 뼈 빠지게 일한다. 저축도 제법 했고 집엔 수도도 있다. 집엔 전기도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냉장고도 있다. 언제 퍼질지 모르는 중고차나 괜찮은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고, 덕분에 도시에 공장에 일자를 얻어 출퇴근을 한다. 하지만 어느 날 교통사고가 나서 아이들 교육비로 모아둔 돈이 날아가고 다시 소득 2단계로 추락한다. 몸이 회복되고 다시 직장을 나가 소득이 생기자 가족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생전 처음으로 해변으로 소풍을 간다. 세계 인구의 20억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소득 4단계: 하루에 32달러 넘게 번다. 먹고 자고 입는 것은 더 이상 걱정거리가 되지 않고 그럴듯한 차도 있다. 정규 교육 12년을 넘게 받았고 휴가엔 다른 도시나 가끔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간다. 매일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무언가를 하며 집에는 따듯한 물이 늘 나와서 매일 샤워를 할 수 있다. 전 세 단계 사람들(60억)의 삶이 이해가 잘 안 가고 그런 삶을 경험해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한다. 세계 10억 정도의 사람들이 이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 





도표에서 보듯 한국은 기대 수명과 연봉 수준이 세계 상위 10%에 속하는 나라다. 한국의 평균 연봉은 2천5백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소득은 저 정도 수준이거나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소득이면 세계 상위 5%에 해당하는 연봉이고, 내가 호주에서 벌고 있는 연봉을 www.globalrichlist.com 에 입력해 보니 상위 1%보다 높은 수치가 나온다. 


내 연봉을 인도네시아 평균소득 노동자와 비교하면 내가 1년에 버는 돈을 그들이 버는데 65년이 걸리고, 콜라 한 캔을 사먹기 위해 나는 1분만 일하면 되는데 그 들은 2시간을 일해야 한다. 만약 내 아이폰 SE가 부서지면 나는 2~3일 일하면 새폰을 사는데 그들은 162일을 일해야 한다고 글로벌 리치 리스트 사이트에 나온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이나, 현재 살고 있는 호주는 세계에서 상위 10%에 속하는 부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늘 앞에 있는 수천만명의 부자들과 비교하며 상대적 가난을 느낀다.  





-마무리하며-


그렇다면 나는 왜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일까? 


부자로 성공하는 것, 학문적 성취를 이루는 것, 연예인이 되거나 유튜브 스타가 되는 것, 정치/사회적 명성을 얻는 것은, 본인의 매우 개인적인 생각으론, 인정받기 위해서 인 것 같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말했고, 

인간관계론의 저자 데일 카네기는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해선 늘 타인을 칭찬하고 인정해주라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늘 타인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에 제일 위에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고 그다음에 존경의 욕구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존경의 욕구가 더 중요해 보인다. 나는 나이길 원해서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나를 존경하고 인정해주는 방식의 내가 나의 본모습이 되지 않나 싶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데 내가 나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여러 방법 중 "돈"이 가장 표면적이고 과시가 쉬운  것이라서 모두들 그렇게 돈을 위해 살아가는 것 같다. 나도 돈이 좋다. 돈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더 비싸고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과시하고 싶어서. 

나는 벤츠나 아우디 같은 차에 관심이 없다. 지금 연봉으로 대출내서 살 수 있지만 그냥 실용적이지 않아 보인다. 명품도, 집도 관심이 없는데... 그것들을 원하는 이유는 좋아서나 필요해서가 아니라 타인에게 보이기 위해서 인 것 같다. 돈이 많아서 이런 것들을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부러워 하진 않는다. 그냥 그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부자들 정말 빡시게 살더라. 


그런데 많은 돈을 버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아서 유식해 보이려고 이렇게 책을 많이 읽나 보다. 


웃긴 건.... 나는 이미 세계 상위 1프로 이더라...





-번외-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매일 하는 운동 독서 공부도 싫고, 어떻게 해면 연봉을 올리기 위해 직장에서 실력을 올려볼까 노력하는 것도 싫고, 중간 관리자의 입장에서 직원들의 일 효율성 향상을 위해 머리 굴리는 것도 짜증 난다. 


그래서 몇 주 아무것도 안 하고 퇴근하고 오면 영화나 보면서 뒹굴거리다 잔다. 램수면주기 90분을 5번을 돌려 7시간 30분을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면 그냥 출근한다. 


세계에서 나보다 연봉이 높은 2천만 명을 바라보면서 달리려다 보니 가랑이 찢어지는 느낌인데, 

한 편으로 나보다 못 사는 69억의 사람들을 보니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너무 감사하게 생각된다. 


비교는 

비참해 지거나 

교만해진다는 

신영준 박사의 말처럼


타인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기대를 위해, 타인의 인정을 위해 살 것이 아니라~


나를 먼저 사랑하고, 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아보려고 한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당장 나와 가정이 불행한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건 너무 위선적이고 역설적이란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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