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되고 살이 되는 피드백에 대하여
눈에 보이는 예술품, 디자인은 언제나 평가받는다.
이유가 있든 없든 하나의 작품은 늘 대중에 주관적인 평가를 받는다.
기획자는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난 안 써요"
디자이너는 "이 인터렉션은 별로예요", "이 아이콘 하고 컬러는 조금 안 어울려요"
등에 피드백을 받는다.
작업하는 과정이 가시적인 직무일수록
그 피드백은 직무, 직급 상관없이 날아온다.
마치 공청회에 끌려간 사람처럼
내 작품을 높이 들어 올리고 여기저기서
나를 공격하는 듯했다.
이 피드백을 기회의 피로 받아들일지
그저 상처에 난 피로 받아들일지는
내 결정에 달려있다.
앞으로도 계속 들어올 피드백, 어떻게 해야 할까?
디자인에 들어오는 피드백을 100% 수용해선 안된다.
가장 먼저 피드백인지 비난인지 구분이 필요하다.
이 두 개는 대체적으로 이런 특징을 가진다.
정량적, 정성적 근거가 있다
"사용자들이 00을 많이 탭 하는데 이 버튼을 여기 넣으면 불편해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000 서비스에서 00한 결과가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B가 좋은 듯합니다."
디자인을 향한다
"디자인이 C기능이 잘 보이지 않아요"
"혹시 00 느낌을 적용했을 때는 많이 어색한가요?"
솔직한 이유가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버튼이 여기 있으니깐 사용할 때 혼동돼요"
"이 컬러가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사용자들의 대중적인 의견일 수 있으니 버리진 않는다.
근거가 없다
"그냥 전 왠지 이 디자인 싫어요"
"00 회사처럼 디자인 안 되나요?"
"이거 보다 더 나은 거 없어요?"
사람을 향한다
"00님은 개성이 없으신 거 같아요"
첫 단계로 비난과 피드백을 구분했다면
건강하게 소화하기 전, 건강한 마음이 필요하다.
마법의 주문.
'이 피드백은 나를 향한 비판이 절대 아니다'
를 장착하고 감정을 제거한다.
감정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피드백이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
대체적으로 받은 피드백들은 4가지로 분류되었다.
공통 전략 관련 피드백
"저희 서비스는 A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그거에 어긋나 보여요"
"이번 프로젝트는 B기능을 돋보이기 위해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 작업물은 B기능보단 C기능이 돋보입니다"
디자인 관련 피드백
"이 컬러가 저희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거 같습니다."
"이 폰트가 개성이 강해서 아래 본문 폰트가 잘 안 보여요"
데이터 관련 피드백
"이전에 CTA 클릭률이 15%밖에 되지 않았어요. 따라서 ~ "
"사용자들이 D화면에서 이탈을 많이 해요. 그래서 ~ "
질문(개인적으로 더 좋은 디자인을 이끄는 치트키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A기능을 넣었는데 B기능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메인페이지에 E버튼을 여기에 두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피드백을 4가지로 분류하고 나서
전략, 디자인, 사용자 데이터, 질문 분야 별로
작업물을 개선해 나간다.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해준 팀원들은 대체적으로
서비스에 관심이 많거나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회의를 거쳐 피드백을 하나하나
개선해 갈수록 이전 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얻었던 경험이 많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 꾀나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로고 리뉴얼 시
디자이너 이안 스폴터는 협박 메일,
팀 내 불신, 경영자의 비난 등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로고 정식 오픈 후
인스타그램의 주식은 올랐다.
아이폰 첫 등장 시 노키아는 시장의
표준이 노키아며 아이폰은
기능이 단순하다고 비판받았다.
그러나 얼마 후 노키아는 사라지고
애플은 2017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되었다.
샤넬은 여성에게 슬랙스와 블랙을 입혔던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샤넬은 모든 여성이 갖고 싶어 하는
명품브랜드가 되었다.
세상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디자인과 디자이너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인생 내내.
특히, 내가 새로운 일을 도전할 때
타인의 비난과 비판이 늘 따라다닐 것이다.
그럴 땐 나라는 건축물에 튼튼한 창문을 만들어두자.
건강하고 진솔한 피드백은 활짝 열어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무자비한 비난은 문을 닫아 차단해 버리자.
이미 들어왔다면 문을 열어 환기시키자.